민주당 호남 경선 발표, 대세론 허상 아니었다 … 문재인 압승

문재인 후보가 '이대문'(이대로 가면 대선주자는 문재인) 파워를 입증했다.

문재인 후보는 27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호남 경선에서 합산 지지율 60.2%를 얻어내 대세론의 실체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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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후보가 27일 열린 민주당 호남 경선에서 합산 지지율 60.2%를 얻어내 여론조사 1위의 위엄을 그대로 입증했다.
이번 민주당 호남 경선은 야권의 상징이자 민주당 경선의 첫 번째 장소이기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안희정, 이재명, 최성 후보는 문재인 대세론을 꺾기 위한 시발점이 호남 경선이 될 것이라 자신했지만 호남 민심의 대대적 지지를 얻는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투표소 투표 결과 기호별 후보 득표율은 이재명 14.9%, 최성 0.4%, 문재인 65.2%, 안희정 19.6%를 기록했다. ARS 투표결과는 이재명 19.7%, 최성 0.4%, 문재인 59.9%, 안희정 20%며, 호남권역 전국 대의원 투표결과는 이재명 6.9%, 최성 0.3%, 문재인 75%, 안희정 17.8%를 얻었다.

이를 합산한 결과 이재명 4만5846표(19.4%), 최성 954표(0.4%), 문재인 14만2343표 (60.2%), 안희정 4만7215표(20%)가 집계됐다.

문재인 전 대표는 그동안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독식했다. 이날 MBN·매일경제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조사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34.4%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안희정 충남지사와의 지지율 격차를 두 배 이상 유지해 12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날 민주당 호남 경선의 승리까지 확정지으면서 대세론은 더욱 상승세를 그리게 됐다. 민주당 호남 경선은 유출 논란이 있었던 지난 22일 투표소 투표 결과와 25~26일 ARS(모바일) 투표 결과, 이날 오후 2시 광주여대 체육관에서 열린 대의원 현장 투표 결과를 합산한 결과다.

민주당 호남 경선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1차 선거인단 모집 결과 호남 선거인단은 27만 명으로 전체 163만 명의 21%를 차지했다. 50%를 차지한 수도권 다음으로 선거인단 비율이 가장 많다. 더욱이 김대중 전 대통령부터 호남 경선 1위는 모두 민주당 대선후보로 직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가 크다. 2002년 민주당 경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열세라는 분석을 뒤집고 광주 경선에서 이인제 후보를 누르고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2007년 정동영 후보와 2012년 문재인 후보도 호남 1위 타이틀을 따냈다. 이러한 선례를 봤을 때 남은 충청, 영남, 수도권 등 순회 경선의 영향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경선은 충청(29일), 영남(31일), 수도권·강원·제주(4월 3일)가 예정됐다.

민주당은 27일, 28일 이틀간 충청 지역 ARS투표를 한다. 4대 권역별 경선이 마무리되는 4월 3일에 1등 주자가 과반 득표를 하게 되면 대선 후보가 곧장 정해진다. 과반이 결정 나지 않으면 1, 2위 후보가 8일 최종 투표를 통해 대선 후보를 가린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경제와 일자리로 승부하겠다. 호남소외 핵심은 일자리"라며 "광주를 미래자동차산업의 중심으로 키우겠다. 광주·전남혁신도시를 에너지 산업의 거점도시로 육성하고 전주혁신도시를 서울, 부산에 이은 제3의 금융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호남에 일자리를 가장 많이 만들어 낸 대통령, 호남 경제를 부흥시킨 대통령으로 평가받도록 하겠다"며 "호남의 힘을 모아 호남 경제의 부흥을 달성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 호남 경선에서 압승을 거둔 가운데 각 당 유력 대선주자들의 면모도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전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광주·전남·제주권역에 이어 치러진 전북권역 현장·투표소 투표에서도 과반을 획득하며 압승을 거뒀다.

안철수 후보는 호남경선에서 총투표 9만2823표 중 5만9731표(64.60%)를 획득해 문재인 후보와 마찬가지로 호남 민심의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음을 확인했다. 국민의당은 호남 당원 규모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정계 안팎에서는 안철수 후보로 사실상 기울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타 지역 경선이 남아있지만 호남 압승을 등에 올라타고 안철수 후보가 남은 지역에서도 압승할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하다. 일각에서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중도하차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후보와 김진태 후보의 1, 2위 싸움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홍준표 후보가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김진태 후보를 너끈하게 앞서있다. 홍준표 후보는 이번 여론조사에서 9.5%를 기록하며 당내 주자 중 유일하게 10%선에 다다른 상황이다. 김진표 의원은 5.0%를 기록했다.

특히 홍준표 후보는 자유한국당 1차 예비 경선(컷오프)에서도 과반에 육박하는 46%의 높은 득표율로 압승했다. 김진태, 김관용, 이인제 등 경쟁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리면서 이변이 없는 한 최종 후보로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바른정당은 유승민 후보가 대선후보 경선의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국민정책평가에서 4연승을 차지해 사실상 승부가 끝났다는 중론이다. 유승민 의원은 호남권(광주), 영남권(부산), 충청권(대전), 수도권(서울) 등 4개 권역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이후 진행된 국민정책평가단 투표에서 남경필 후보를 모두 이겼다. 4000명의 정책평가단 중 총 2689명이 투표한 가운데 유승민 후보는 1607표(59.7%)를 얻어 남경필 후보의 1082표(40.2%)를 여유 있게 앞섰다.

남경필 후보는 총 40%가 반영되는 국민정책평가단에서 모두 패하면서 남은 당원선거인단 투표(30%)와 일반 국민여론조사(30%)에서 압승해야 하나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가 반영되는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은 형편으로 유승민 후보가 바른정당 최종 대선주자로 결정될 확률이 높다. 바른정당은 28일 서울 올림픽경기장에서 대통령 후보자 선출대회를 열고 대통령 후보자를 최종 결정한다. 4당 중 가장 먼저 대선후보를 확정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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