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대선 경선후보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박주선 국회의부장이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의 위세 앞에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최대 승부처였던 지난 25∼26일 호남경선에서 경쟁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의 ‘대세론’ 내지는 ‘안풍’이 예상보다 강력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전남·북을 통틀어 호남 지역에서 64.6%의 득표율을 올리며 전체 경선 레이스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조직력을 기반으로 선전을 호언장담했던 손학규 전 대표는 24.63%, 박주선 부의장은 11.92%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앞으로 남은 5개 권역 경선에서 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 지역보다 많은 득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당 안팎의 분석이다.

손 전 대표와 박 부의장은 일단 완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손 전 대표 측근인 박우섭 최고위원은 오전 MBC 라디오에 나와 중도 포기 가능성에 대해 "절대로 없다"며 "부산·경남·울산부터 시작해서 경기·인천 지역을 하면서부터 손 후보가 이기고 반드시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기 때문에 그런 염려는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가 사실상 마지막 대선 도전으로 여기고 국민의당에 들어와 배수진을 친 상황에서 중도 포기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다.

박 부의장은 선전을 기대했던 광주·전남에서 예상을 밑도는 부진을 겪은 데 이어 전북에서도 불과 830표(2.74%) 득표에 그친 것에 충격을 받은 표정이다. 이에 따라 한때 조만간 경선 레이스를 포기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박 부의장은 이날 오전 발표한 입장문에서 "경선 완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다는 조언도 있었지만, 저는 이번 경선을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박 부의장은 26일 전북 경선 이후 곧장 광주로 내려가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고 한다.

한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아직 후보에 말을 꺼낼 분위기는 아니지만, 참모들은 이대로 경선을 마치는 것이 최선이냐에 의문을 가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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