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야외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자외선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하루 20분씩은 비타민D 충전을 위해 온전히 봄볕을 만끽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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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왜 비타민D를 챙겨야 할까

비타민D는 신체 각 조직세포의 성장과 분화, 1천여 개의 유전자를 조절한다. 특히 칼슘 대사에 필수영양소로 꼽히며, 장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촉진·결합해 뼈에 침착시키는 작용을 한다. 면역계에도 영향을 줘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균을 구분하는 면역세포 활동에 도움을 준다. 따라서 비타민D가 부족하게 되면 뼈의 밀도가 감소할 수 있고 자가면역질환에 걸리기도 쉬워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비타민D 결핍이 심한 국가에 포함돼 있다.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측정한 결과 65세 이상 남자를 제외하고 모든 연령층이 기준치인 20ng/mL를 넘지 못했다.

비타민D 결핍은 연구자들 사이에서 ‘선진국병’이라 불릴 정도로 사람들의 생활 습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자외선이 피부에 자극을 주면 비타민D가 생성되지만, 도시화로 인해 많은 사람이 야외 활동보다는 실내 활동이 잦고, 대기오염과 계절적 요인 등으로 피부에 닿는 자외선의 양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 비타민D가 꼭 필요한 사람들

비타민D는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한 필수영양소다. 하지만 결핍이 되지 않도록 특별히 유의하거나 더 많은 양을 필요로 하는 대상들이 있다.

첫 번째 대상은 임신부다. 임신부는 일반 성인에 비해 비타민D 요구량이 많아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임신 초기에는 외출이 잦지 않아 햇빛을 통한 합성이 어렵고, 다른 영양소에 비해 충족이 어려워 결핍의 위험성이 높다. 임신부에게 비타민D가 부족하면 태아의 뼈 형성이나 근골격 발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또한 모체의 골밀도가 감소하거나 임신중독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이에 하루 권장량을 충족하는 종합비타민제를 임신 기간 내내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 비타민D를 챙겨야 할 대상은 어린이다. 최근 미국 피츠버그대학 의대 폐·알레르기·면역학 교수 한웨잉 박사팀의 연구 결과를 보면 비타민D 혈중 수치가 낮은 아이들은 정상인 아이들에 비해 천식 발생률이 35% 높았다. 이는 비타민D가 기관지 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천식으로 악화하는 경우를 줄여 주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비타민D 결핍으로 흔히 나타나는 어린이 질병에는 그루병이 있다. 4개월~2세 사이의 아이들에게 잘 발생하는 구루병은 머리와 가슴, 팔다리뼈의 변형과 성장 장애를 일으킨다. 갓난아이의 경우 생후 6개월간은 비타민D 보유량이 충분하지만 이후부터는 규칙적으로 햇볕을 쬐거나 비타민D 보충제를 먹는 것이 좋다.

또 다른 비타민D 취약 대상인 노인층은 비타민D를 충분히 보충할 시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3분의 1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결핍 그룹과 비교했을 때 우울 증상 확률이 2.8배 낮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최근 발표됐다. 비타민D가 면역 기능과 염증 반응 균형에 영향을 줘 유해한 활성산소로부터 뇌신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70세 이상에서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비타민D 합성이 최대 75%까지 감소하기 때문에 뼈 건강, 대사증후군, 면역질환에 더욱 취약하다. 꾸준한 운동과 야외 활동을 병행하며 비타민D 1일 권장량을 꾸준히 챙겨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선샤인 비타민’, 봄볕으로 보충 시작

옷을 많이 껴 입는 겨울은 피부에서 비타민D 생성도가 가장 낮은 시기이다. 겨울에 누적된 비타민D가 없어 보통 2~3월에 몸속 비타민D 농도가 최저치에 이르는 이유이다.

비타민D 보충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루 20분가량 실외에서 걸으며 햇볕을 쬐는 것이다. 하루 중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가 가장 좋으며, 웃옷 소매를 걷어 올려 최대한 피부에 닿는 자외선의 양을 늘리는 것이 비타민D 생성에 유리하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상태에서 햇볕을 쫴야 한다는 점이다.

비타민D를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달걀노른자·꽁치·버터·우유 등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비타민D를 식품으로 보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평소 규칙적인 일광욕으로 비타민D를 보충하거나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비타민D 영양제 복용 혹은 주사를 투여하는 것이 좋다.

몸 구석구석 영향력이 닿지 않는 곳이 없는 비타민D 보충을 위해 하루에 20분씩 봄철 일광욕을 즐겨 보는 것, 일상에 ‘선샤인 비타민’이라는 쉼표를 만들어 비타민D를 충전하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이 좋다.

<도움말=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대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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