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여 간 300만 인천 시민분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준 덕분에 인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인천 공동모금회)가 좋은 실적과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인천이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도시로 거듭난 것 같아 자랑스럽습니다."

2011년 3월 제5대 회장으로 취임한 조건호 인천 공동모금회장은 취임 당시 "인천이 나눔의 도시, 사랑의 도시가 되길 소망한다"고 했었다. 퇴임을 불과 이틀 앞둔 28일 만난 조 회장은 인천이 드디어 나눔의 메카로 성장했다는 뿌듯함에 미소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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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은 "신도시 등에 고층빌딩을 지으며 외관을 개발하는 것보다 어려운 사람들이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그동안 인천은 나눔에 인색한 짠물도시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시민분들의 나눔 참여 덕분에 이를 탈피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1년 72억2천여만 원이었던 연간 모금액은 지난해 160억7천여만 원으로 5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전국 최초로 3년 연속(2012~2014) 최우수지회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전국 17개 지회 중 가장 좋은 실적으로 또다시 최우수지회로 뽑혔다.

조 회장 임기 초 회원 수가 4명에 불과했던 인천 아너소사이어티 클럽도 지난해 12월 100호 회원을 돌파하는 등 현재 103명이 가입돼 있다. 이는 조 회장이 발로 뛰며 사람들을 만나고 2년 이상 끈질기게 가입을 권유한 결과다. 특히 인천은 부부 회원, 부자(父子)회원 등 가족 회원은 물론 타 지역과 달리 스님, 목사, 화가, 교수, 외국인 등 종교와 국적, 직업을 초월한 다양한 회원이 나눔에 참여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조 회장의 기억에 가장 남는 회원은 남구에서 국어교습소를 운영 중인 정진아(77호) 원장이다.

조 회장은 "정 원장 가입 당시 국어교습소를 찾아갔었는데 학생 의자가 12개가 전부일 정도로 작은 학원이었다"며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나눔 문화 의식을 심어주고자 솔선수범해 가입을 결심했다고 하는데 이런 분은 아마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되돌아봤다.

이 외에도 인천 여성운전자회의 택시 모금함 운동, 유치원생들의 사랑의 저금통 모금, 거리 공연을 통해 모은 성금 등 풀뿌리 모금도 큰 힘이 됐다.

조 회장은 "이제 인천에는 나눔의 싹이 텄다"며 "이제 모두 함께 이 싹에 물과 따뜻한 기온을 주며 무럭무럭 자라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제 조 회장은 평범한 인천 시민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시민들의 기부금을 허투루 쓸 수 없다는 생각에 별다른 퇴임식도 갖지 않는다. 평소와 같이 직원들과 순댓국 한 그릇을 먹으며 임기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몸은 떠나지만 마음은 언제나 이곳에 있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힘닿는 데 까지 도울 것"이라며 "봉사는 말보다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는 만큼 우리 시민들도 인천이 따뜻한 사랑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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