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천 관리권을 둘러싼 인천 연수구와 남동구의 갈등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갈등의 불씨가 여전한 상황에서 연수구가 선제적으로 하천 정비에 나서면서 남동구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토지 분쟁에 이어 하천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연수구는 28일 ‘승기천 생태습지 복원 및 친수공간 개선사업 용역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승기천 수질환경을 개선하고 생태습지를 복원하기 위해서다.

구는 이번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습지유지용수 수처리시설 2개소를 설치하고, 선학동 어린이공원과 연수동 연수체육공원 인근 습지 2개소 및 봉재산 지류 실개천 등을 복원할 계획이다.

지난해를 ‘승기천 살리기 원년’으로 선포한 연수구는 승기천 수질 개선과 생태 복원을 위한 종합계획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다. 종합계획에는 ▶자전거도로·하상 정비 및 생태하천 기반시설 설치 ▶하천 녹지변 수목 식재 ▶처리시설, 환경 정비 등이 포함돼 있다. 총 7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승기천은 구월동 농축산물도매시장 앞 벽천부터 동춘동 동막교 하부에 이르는 길이 6.2㎞, 폭 45~110m의 하천이다.

하지만 승기천은 연수구(면적의 7%)와 남동구(93%)의 경계에 있어 관리권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는 2010년 생태하천 유지·관리는 연수구가, 시설물 유지·관리는 남동구가 맡도록 했으나 양측은 승기천 관리구역을 나눠 달라고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연수구는 승기천 우측은 연수구로, 승기천 좌측은 남동구가 맡아서 관리하도록 해 달라고 시에 요청했다. 반면 남동구는 남동구 면적은 남동구가, 연수구 면적은 연수구가 관리해야 한다고 시에 요구했다. 또한 승기천에 둔치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하천기본계획을 변경해 달라는 건의도 덧붙였다.

남동구 관계자는 "승기천 수로를 한쪽으로 밀고 체육시설을 만들면 주민들이 이용하기 더 좋을 것"이라며 "인천시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고, 하천 정비에 대해서는 연수구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많은 연수구민들이 승기천 산책로를 이용하는 만큼 주민 편의를 위해 하천을 정비하는 것"이라며 "아름답고 깨끗한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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