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남구 건축심의위원회 결과 ‘조건부 의결’로 자동차매매단지가 들어서게 될 학익동 부지.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 인천시 남구 건축심의위원회 결과 ‘조건부 의결’로 자동차매매단지가 들어서게 될 학익동 부지.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인천시 남구 용현·학익지구 도시기본계획이 자꾸 엉키고 있다. 구가 얼마 전 도시기본계획상 주거·상업용지에 레미콘공장 허가를 내주더니 이번에는 대규모 중고차매매단지 건축허가를 내주려 하고 있다. 시는 현재 토지용도 목적에 맞게 들어오는 건축허가를 제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도시계획사업이 진행되면 보상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구는 지난 27일 건축심의위원회를 열어 학익동 401-58번지 일대 7천356㎡의 터에 중고차단지를 짓겠다는 사업계획서를 받아 조건부 의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주변 아파트 단지를 고려해 옥상에 나무를 심고 착공 시 안전조치는 물론 근린생활시설(상가)을 주민들이 선호하는 시설로 하라는 등의 조건을 걸었다. 중고차단지 측이 조건을 받아들여 신청하면 구는 건축허가를 내줄 방침이다.

중고차단지는 총면적 6만2천319㎡에 지하 3층·지상 10층 규모로 짓는다. 지하 1∼3층은 중고차 매장(진열), 1∼2층에는 상가·자동차정비소, 3∼6층은 매매상사, 7∼8·10층 매장, 9층 주차장 등이 들어선다. 중고차 매장에는 2천여 대가 진열되고, 주차 가능 대수는 455대로 총 2천500여 대의 차량이 이 건물을 오고 나간다.

중고차단지 터는 지금 자동차정비공장이 운영 중이다. 이곳은 도시기본계획상 용현·학익 6블록으로 아파트 등 주거·상업시설이 들어올 예정이다. 이 때문에 구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건축법·국토계획법을 들어 건축행위를 제한했다. 구는 지난 1월 용현·학익 1-4블록 기아자동차서비스센터를 허물고 레미콘공장을 짓기로 한 건축허가도 내줘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번 중고차단지 건축 심의에서도 주민들의 의견 수렴은 없었다. 구는 법규상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구는 주민의 재산권을 더 이상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용현·학익지구에 건축허가를 내줬다고 하나 주민 의견을 반영한 도시기본계획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중고차단지가 들어서면 구와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독배로 교통 체증은 가중될 전망이다. 매매·이전 등을 위해 중고차단지를 오가는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룰 것이 뻔하다.

시는 교통영향평가상 중고차단지 건물에서 나오는 차량이 160∼300대 정도밖에 되지 않아 교통 흐름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는 주변 SK스카이뷰, 법원·검찰, 인하대 등에서 나오는 교통량은 고려하지 않은 판단으로, 시민들 입장에서는 안타깝기만 하다. 구 건축심의위에서 도시기본계획을 함께 따져 봐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이후 아파트 등이 들어오면서 다시 검토해 볼 문제라고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구 관계자는 "해당 지역 용도에 맞게 건축허가를 신청해 조건부로 허가를 내줬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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