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조타수 양심고백, '참회' 위한 선언 … 진실 알고 보니

세월호 조타수의 양심고백이 뒤늦게 전해지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광주NCC(광주기독교연합) 대표이자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의 회원인 장헌권 서정교회 목사는 세월호 조타수였던 오모 씨의 양심고백 편지를 공개했다.

오 씨는 장헌권 목사에게 편지를 보내며 당시 세월호 내부 구조가 어땠는지를 알렸다. 그는 편지를 통해 "세월호는 A구역, B구역, C구역, D구역, E구역 등으로 나뉘는 데 C구역만 2층이다. C구역 2층 외벽 부분이 철제가 아니고 천막으로 개조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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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헌권 목사가 세월호 조타수의 양심고백을 담은 편지를 공개했다. 사진 = 장헌권 목사 제공.

이어 오 씨는 "세월호 2층 화물칸 하층부 일부 벽이 천막으로 돼 있어 배가 급격하게 침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박이 기울어졌을 때 상당한 물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오 씨는 편지 뒷면에 단면도를 그리며 천막으로 이뤄진 부분을 표시했다. 그는 단면도를 그리며 "물이 어디로 유입됐는지 상세히 조사할 부분이 있을 것 같아 그림으로 보낸다"고 전했다.

오 씨는 세월호 침몰에 관해 "모든 책임은 선장에게 있다. 배가 처음 기운 것도 기운 것이다"고 강조했다.

오 씨는 "광화문, 국회의사당, 청운동에서 찬이슬을 맞으면서 진상 규명을 위해 울부짖는 희생자 유가족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승객 구조에 미흡한 점 다시 한번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며 편지에 참회의 뜻을 남겼다.

장헌권 목사는 세월호 조타수 오 씨의 양심고백을 밝히며 "데크 벽은 설계도상 철제로 막혀 있어야 했다. 3년 전 판사도 배를 올려야 정밀검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세월호를 인양했으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이어 장헌권 목사는 "세월호가 인양된 지금이라도 선원·선사 직원 등 관계자들이 양심선언을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오 씨는 2015년 11월 대법원에서 수난구호법(조난선박 구조)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2년형을 확정받고 복역 후 폐암 진단을 받고 가석방됐다가 지난해 4월 사망했다. 그는 2014년 11월 광주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중 장헌권 목사에게 옥중 편지를 보내며 양심선언을 했다.

장헌권 목사는 편지 입수 경위를 "(교도소에 수감된 승무원들에게)양심선언과 좀 진실을 밝혀달라는 내용으로 편지를 보냈다. 처음에는 반응이 없다가 선장과 항해사 등 5명은 수취인 거절로 반송이 됐고 한 달 후에 답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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