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영장심사, 지지자 집결 북새통 … 서울구치소 대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눈앞에 둔 30일 아침, 서울 삼성동 자택에는 영장심사를 받으러 나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을 담으려는 취재진부터 지지자들의 대성통곡과 고함이 오고가며 이웃 주민들의 단잠을 깨웠다.

전날 밤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50여 명은 밤을 꼬박 새우고 진을 쳤다. 오전 6시가 넘어서자 지지자들이 속속 모여들어 오전 9시 기준 250여 명으로 늘어났다. 지지자들은 여전히 각종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와 함께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몇몇 지지자들은 대성통곡을 하다가 지쳐서 그대로 쓰러져 긴급 후송됐다. 몇몇 지지자들은 아예 대로변에 누워버리면서 시민들의 보행과 차량 통행을 막았다. 결국 경찰 수십 명이 이들을 강제로 들고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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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장심사를 눈앞에 둔 30일 아침, 서울 삼성동 자택에는 지지자들의 시위로 한바탕 소동이 일고 있다.
매번 취재를 하던 기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다 경찰에 연행되기를 반복했지만 이번에도 똑같은 행태가 반복됐다. 시위를 벌이던 한 남성은 취재진에게 욕설을 내뱉다 한 사진기자에게 갑자기 먹다 남은 믹스커피를 뿌렸다. 이 시위를 하던 대다수 지지자들은 곳곳에서 경찰, 취재진에게 "우리를 막지 말라", "함부로 촬영하지 말라"며 고함을 질렀다. 또 지지자 간에 다툼이 벌이는 등 과격한 행동이 이어졌다. 한 남성은 취재진을 향해 화를 내다가 한 사진기자에게 먹다 남은 커피를 뿌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그간 SNS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억울함을 주장하는 등 각종 정치적 발언으로 언론의 주목을 끈 신동욱 공화당 총재도 아침 일찍 삼성동 자택을 방문했다. 신동욱 총재는 확성기를 들고 "오늘 새벽 4시에 이곳에서 삐라 20여 장이 발견됐다"고 삐라를 보여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15개 중대 1200여 명을 배치한 상황이다. 또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장심사 출석에 지각하지 않도록 대로변까지 철제 펜스를 꼼꼼하게 설치했다.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들의 집결을 외치는 등 이날 대대적인 시위를 예고했다. 이들은 오전 10시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택을 나올 때까지 시위를 벌이고 나중 법원검찰청 삼거리 대신빌딩 근처로 옮겨 시위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자유청년연합'은 전날부터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 대형천막을 펼치고 밤샘 농성을 벌였으며 '근혜동산'은 영장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택 앞과 법원을 오고가며 시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7일 김주복 근혜동산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자들의 지속적인 활동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은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날이다.

김주복 회장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이 보내주신 편지와 선물 잘 받았고 감사하다며 앞으로 열심히 활동해주시길 바란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측근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영장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서울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이다. 서울구치소에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비선실세 최순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결정적인 공로를 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장시호 등이 모두 함께 수감돼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약 6.56㎡(1.9평) 크기의 독방에 갇혀있다. 독방에는 접이식 매트리스와 관물대, TV, 책상 겸 밥상 등 최소한의 집기와 화장실이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하루 한 번씩 일요일을 제외한 주 6일에는 운동시간으로 허용되는 45분을 제외하고 이 독방에 갇혀 있게 된다. 그러나 전국 교도소 평균 독방 면적의 2배에 달하는 넓은 크기며 독방인데다 8~10명이 함께 사용하는 방과 달리 온수 사용도 가능하다.

교정급식은 한 끼 단가 1440원으로 4찬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 모든 급식을 통틀어 단가가 가장 싼 급식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장심사를 대기하는 동안 교정급식을 제공받을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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