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애 재판관 취임 소감, "여성 재판관에게 기대하는 것 잘 알고 있다"

이선애 신임 헌법재판관이 여성으로서의 경험과 지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헌법을 수호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이선애 신임 재판관은 29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우리 사회에서는 지역, 세대, 이념, 계층 간 가치관 충돌에서 비롯한 다양한 모습의 갈등과 분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법관이나 헌법연구관, 변호사,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등으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이같은 분쟁과 갈등 해결에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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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애 헌법재판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이선애 재판관은 "다양한 경험과 그 속에서 얻은 기본권 보장에 관한 확고한 소신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 가치의 다양성을 실현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헌법재판소의 유일한 여성재판관으로 취임했기에 그 역할의 막중함도 강조했다. 그는 "여성으로서 그리고 여성 법조인으로서 살아오면서 얻은 경험과 문제의식을 잊지 않고 우리 사회가 여성재판관으로서 저에게 기대하는 바에 대해서도 고민하겠다"며 "동시에 여성으로서의 경험과 지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열린 사고와 치우침 없는 균형감각을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소외된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면서도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 사회의 진정한 통합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모든 능력과 성심을 다하겠다"며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으로서의 헌법 중요성을 인식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라는 우리 헌법 최고 이념이 구현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0년 전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소박하면서도 소신 있는 법조인으로서 이 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던 그 초심과 오늘 이 자리에서 밝힌 각오와 다짐을 잊지 않겠다"며 "절차탁마의 마음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존경하는 선배 재판관님들을 비롯한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리겠다"고 취임 소감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선애 재판관은 1967년 서울 생으로 숭의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89년 제31회 사법고시를 수석으로 합격하고 사법연수원 21기를 수료했다. 1992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해 1996년 대전지법 판사, 2001년 서울행정법원 판사, 2003년 서울고법 판사, 2004년 헌법재판소 연구관으로 근무한 뒤 2006년 법무법인 화우에서 변호사로 개업해 10년 넘게 변호사 생활을 이어갔다.

이선애 변호사는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회 위원, 법무부 검사적격심사위원회 위원,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을 맡았다. 아울러 한국환경법학회 위원과 대한변호사협회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위원회' 위원 등도 맡는 등 화우 소속 여성 변호사의 맏언니로 넘치는 카리스마와 통찰력을 지녔다는 법조계 안팎의 평가다.

이선애 재판관이 소속됐던 법무법인 화우는 우방과 화백이 통합해 2003년 설립된 로펌이다. 지난 2012년 2월 세계적인 경쟁법전문지인 글로벌 컴피티션 리뷰(GCR)는 GCR100에서 김앤장, 율촌, 화우의 공정거래팀을 최우수 등급인 엘리트 로펌으로 선정했다. 2014년 4월에는 조선일보가 47개 대기업 법무팀에 최고의 로펌을 설문조사한 결과 화우는 법무법인 지평과 함께 6위에 선정됐다.

박근혜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소속의 채명성 변호사는 이선애 재판관과 같은 화우 소속이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변호를 위해 화우에서 나왔다. 채명성 변호사는 주로 기업 법무 관련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애 재판관 취임으로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이 지난 13일 퇴임한 이후 16일 만에 8인 체제를 이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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