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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우 고려대 연구교수
4월이 시작됨에 따라서 각 당도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작업이 종반으로 가고 있다. 지금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응답률이 20% 전후의 자료를 갖고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싸움은 각 당의 후보등록이 마무리되는 4월 16일부터가 될 공산이 크다. 각 당의 전열정비가 끝나면 상대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공세가 시작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헌정사에서 온전하게 국민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퇴임한 대통령이 귀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다들 본인이 아니면 가족 혹은 친인척이 비리에 연루돼 퇴임 시에는 불명예스러운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면서 권력의 무상함을 느끼게 해 온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정치가 중요함을 알면서도 정치에 무관심한 층이나, 혐오층을 만들어 온 배경이 평상시에 진행되는 여론조사에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연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여론조사서 응답을 하지 않고 있는 대략 80%의 유권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대통령 탄핵 정국을 지켜보면서 대답을 유보하고 있는 유권자들의 속내는 무엇일까? 홍수처럼 쏟아지는 많은 뉴스와 정보 속에서 아직 맘을 정하지 못하고 더 지켜보면서 검증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후에 누구를 찍을 지를 결정하겠다는 생각이 아닐까? 아니면 각자의 삶의 무게가 너무나 커서 미처 나랏일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인가?

 지금과 같은 정치판의 움직임이라면 정의당 주자 1명, 더불어민주당 주자 1명, 국민의당 주자 1명 그리고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에서 단일화한 후보 1명 등으로 정리가 돼서 4자구도로 선거를 치를 확률이 높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김종인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나와서 반문연대의 구심역할을 한다고 하지만, 안보문제에서 많은 차이를 노정하고 있는 국민의당과 보수정당 간의 후보단일화가 될지는 미지수다. 안보인식의 차이만 극복하면 마지막 단계서 후보단일화로 갈 확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정운찬 전 총리가 김종인 전 의원과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수행해 다소 당의 이념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반문연대의 틀을 짤 수는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일을 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숙제는 국민의 당 후보와 보수당의 후보가 어떤 단일화 조건으로 실행하고 그 이후 대선에서 적극 협력하는 구도를 만들어 내야만 하는 숙제가 있는 것이다. 거의 후보가 유력시되는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의 선명한 지지층에 대항해 어떤 틀로써 다양한 후보들의 바람을 묶어낼 수 있는지 궁금한 것이다. 지금은 탄핵의 후폭풍으로 샤이 유권자의 움직임이 없어 보이지만 본격적인 대선판이 가동되면서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유권자들의 이동이 서서히 보일 것이다. 특히, 다시 보수층이 결집하는 계기가 만들어지면 북핵과 한미동맹이라는 큰 의제를 놓고 보수당 후보가 안보적 선명성으로 40%에 가까운 안보 보수층을 적극 공략할 것이다. 특히, 지금 중국의 내정간섭에 자존심이 상한 국민들이 사드배치 반대를 외치는 정당의 안보관을 의심하며 보수당의 확실한 차별화를 요구하면서 대선구도에서 보수층의 대동단결을 외칠 수도 있는 것이다.

 대선기간 중에 북한이 UN을 비롯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제6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미국과 국제사회의 응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 한반도 주변에 긴장관계가 조성되면서 강력한 대북응징을 약속하는 정부의 탄생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이다. 평화는 힘이 있는 자만이 지킬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의 탄핵정국에서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로 나뉜 국론을 보면서 대선에서의 지지 성향을 미리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한반도 주변이 내우외환으로 이리 어려운 상황에서 특히 안보면에서 검증되지 않는 길을 간다는 것은 보통의 국민상식으로 보아도 국민들에게 큰 불안감을 줄 것이다. 필자가 보기엔 경제도 경제거니와 진영 논리가 득세하는 대선이 되면서 안보문제가 생각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선으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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