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 여자 싱글 간판 최다빈(17·수리고)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엄청난 중압감과 스케이트 부츠 문제를 딛고 ‘톱10’에 든 것으로 밝혀졌다.

 최다빈은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쇼트프로그램에서 매우 떨려 연기를 마친 뒤 눈물이 날 뻔했다"라며 "스케이트 부츠가 물렁물렁해져 테이핑을 한 채로 연기에 임했는데, 실수하지 않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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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다빈은 핀란드 헬싱키 하르트발 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 여자 싱글에서 총점 191.11점을 받아 종합 10위에 올랐다.

 그는 10위까지 주어지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 2장을 거머쥐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주변에선 "1장을 획득하거나 출전권을 아예 따기 힘들 수도 있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최다빈은 한국 여자 싱글 선수 중 유일하게 참가했다.

 본인의 연기에 올림픽 출전권이 달려있어, 중압감과 스트레스가 무거웠다.

 그는 "쇼트프로그램을 할 때 매우 떨렸다. 눈물이 날 뻔했다"라며 "프리스케이팅을 클린으로 마친 뒤엔 나머지 선수들의 연기를 보지 않고 조용히 결과만 기다렸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마지막 선수의 연기가 끝난 뒤에 10위에 들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매우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최다빈은 뒤에서 도움을 준 ‘피겨퀸’ 김연아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김)연아 언니가 평소 시선 처리와 호흡, 스피드를 활용한 점핑 기술 등에 조언해줬다. 큰 도움이 됐다"라며 "이번 대회가 끝난 뒤에도 수고했고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줬다"라며 빙그레 웃었다.

 최다빈은 이번 대회가 선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대회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기뻤다"라고 말했다.

 최다빈이 출전권을 획득했다고 해서 평창올림픽 출전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그는 7월 이후 열리는 국내 선발전을 통해 다시 한 번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는 "점프와 스핀, 스텝 등 다양한 연기에서 부족한 부분을 훈련할 것"이라며 "평창올림픽 출전권에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일단 최다빈은 국내에 머물며 새 시즌 프로그램을 짤 예정이다.

 그는 "4대륙 대회 때부터 스케이트 부츠에 물렁물렁해져 테이핑한 상태로 아시안 게임과 세계선수권 대회에 나갔다"라며 "비시즌엔 스케이트 부츠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새 시즌 프로그램에 새로운 기술을 넣을 것인가’라는 질문엔 "도전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을 준비하기보다는 현재 할 수 있는 기술을 더욱 다듬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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