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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일상의 편리와 업무의 효율을 한층 앞당겼습니다. 스마트폰·태블릿PC로 많은 정보를 손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점도 있지만, 어깨와 목 통증으로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는 지금, IT기기와 건강하게 공생할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 둥근 어깨, 몸 전체가 무너진다

직장인들의 대부분은 하루 평균 7시간 이상 디지털 기기 화면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에서는 컴퓨터, 이동 시간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집중하느라 목과 어깨를 웅크린 사람들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북목 증후군’, ‘일자목 증후군’으로 불리고 미국에서는 ‘텍스트 넥(Text neck)’으로 불리는 이 질환은 장시간 스마트폰을 봤을 때 목에 가해지는 하중에 의해서 나타납니다. 국제 외과 기술 저널(Surgical Technology International)에 따르면 목을 앞으로 단 15도만 숙여도 경추에 가해지는 무게는 12.2㎏입니다. 더욱 깊숙이 숙일수록 하중도 그만큼 늘어나 웬만한 아이 한 명을 목에 짊어지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호소하는 거북목 증후군과 함께 발견되는 신체 불균형은 바로 ‘둥근 어깨 증후군(Round Shoulder)’입니다. 목이 앞으로 돌출되고 어깨뼈가 벌어지며, 대흉근(큰가슴근)이 수축하면서 어깨가 앞으로 말리는 현상입니다. 측면에서 봤을 때 어깨가 가슴 쪽으로 말려 들어가 전체적으로 상체가 앞으로 쏠린 형상을 띠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불균형으로 인해 만성적인 어깨 통증과 뒷목이 뻐근한 증상이 동반됩니다. 또한 흉곽이 움츠러들고 폐활량이 작아지며 가슴의 답답함과 함께 피로도 더욱 빨리 느끼게 됩니다. 더 나아가 관절염 유발에서부터 척추의 퇴행성 변형에 이르기까지 신체의 영구적인 손상으로 이어지는 위험도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많이 입원한 질병 순위 변화를 보면 2007년 101위를 기록한 어깨질환이 2014년 8위를 기록했습니다. 8년 사이 93계단이나 상승해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생활 질병으로 자리잡은 것입니다.

# 자세 펴면, 말린 어깨도 활짝!

어깨는 지붕을 떠받치기 위해 기둥과 기둥 사이를 가로지르는 대들보 역할을 합니다. 안으로 말린 둥근 어깨를 펴는 것은 몸과 머리를 균형 있게 이어서 바른 몸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자세로 IT기기를 사용해야 둥근 어깨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둥근 어깨를 고치는 데에는 ‘가슴은 넓게, 시선은 눈높이’ 이 두 가지를 명심해야 합니다. 먼저 IT기기를 사용할 때 가슴을 넓게 펴고 등뼈가 굽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천장에 정수리를 닿게 한다는 느낌으로 상체를 세우면서 목 뒤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그 상태에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최대한 눈높이에 맞추면 자세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화면이 너무 아래 있거나 높게 있으면 시선을 따라 목이 나오고 어깨가 다시 안으로 말리게 될 수 있습니다. 항상 정상 자세를 유지하며 50분에 10분 정도 휴식시간을 갖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둥근 어깨를 완화하는 스트레칭은 가슴과 등을 구분해서 실천해야 합니다. 앞쪽에서는 가슴근육을 늘려 주기 위해서 방문이나 기둥을 이용해 손을 양쪽에 대고 가슴근육이 당겨지는 느낌이 들도록 늘려 줍니다. 등(어깨뼈) 스트레칭은 밴드나 수건 등을 양손으로 잡고 앞으로 곧게 펴서 좌우로 당겨 주면 좋습니다. 스트레칭을 할 때 주의해야 할 부분은 오랜 시간 안으로 말려 있던 어깨를 펴기 위해 무리한 동작을 반복하게 되면 이차적으로 다른 부위의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자세를 바로잡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사회심리학자인 에이미 커디는 ‘바른 자세의 기적’을 말했습니다. 무심코 취하고 있는 자세와 우리 몸의 변화에 관한 실험 결과는 바로 ‘우리가 흔히 취하는 자세가 우리를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슴은 넓게, 시선은 눈높이’를 기억하며 둥근 어깨에서 벗어나 바른 어깨로 건강한 삶의 균형을 맞춰 가는 것은 어떨까요.

<도움말=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이상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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