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극심한 치통을 느낀 40대 여성 박모 씨는 치과를 찾았지만 충치 이외에 별 다른 이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얼굴에 느껴지는 벼락이 치는 듯한 통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졌다.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감전된 듯한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박 씨는 ‘삼차신경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삼차신경통은 일반인에게 생소한 병명이지만, 사실 알고 보면 비교적 흔한 뇌신경통으로 연간 인구 10만 명당 4.5명꼴로 발생하며, 주로 50~60대의 나이에서 빈발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삼차신경 장애’에 대해 분석한 결과 2013년 5만6천788명에서 2016년 6만4천426명으로 삼차신경통 환자가 13.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진료비도 매년 증가해 2016년 한 해 84억 원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삼차신경통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호발하는데, 그 비율이 2016년 남성 32%(2만770명), 여성이 68%(4만3천656명)로 두 배가 넘는 양상을 보였다.

삼차신경통은 얼굴에 감각 뇌신경인 삼차신경에 이상이 생기면서 안면부의 감각적 전기신호가 왜곡돼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 삼차신경통 원인의 95% 이상은 삼차신경 주위의 뇌혈관이 삼차신경을 압박하는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차신경통은 통증이 일정 기간 지속되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러다 시간이 지날수록 강하게 통증을 느끼게 되며 심할 때는 안면을 움직이거나 바람만 스쳐도 칼로 도려 내는 느낌 또는 전기가 감전된 듯한 통증이 나타나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

수원 윌스기념병원 한승탁<사진> 원장은 의료용 미세 바늘을 이용한 치료법을 사용한다. 미세 바늘을 이용해 손상받고 변성된 삼차신경의 신경 재생을 통해 정상화한다. 뇌 신경을 자극해 과민한 신경의 신호전달 체계를 정상화해 통증을 없애 주는 치료법이다. 굵기 0.25~0.35㎜의 아주 가느다란 미세 바늘로 시술하므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거의 없다.

특히 주삿바늘 입구에 마개가 달려 있어 치료 부위에 장시간 꽂아 놓아도 감염의 우려가 없어 신경조직 부위에 바늘을 오래 거치할 수 있어 신경 자극을 충분히 할 수 있다. 한승탁 원장은 "초반엔 치통과 구별이 쉽지 않아 실제 치통으로 오인해 치과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뽑았음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삼차신경통을 의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노훈 기자 nhp@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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