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공격수 손흥민(25)이 자신의 우상이었던 박지성(36ㆍ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뛰어넘더니 한국 축구대표팀 선배 기성용(28ㆍ스완지 시티)마저 추월했다.

 손흥민은 대표적인 ‘박지성 키즈’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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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이 작년 4월 박지성의 소속팀이었던 맨유와의 경기를 앞두고 "내가 어렸을 때, 박지성의 엄청난 팬이었다. 박지성을 보면서 컸다. 그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11살 차이가 나는 축구 선배 박지성을 롤모델 삼아 성장하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꿈을 키웠다.

 박지성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창조할 때 10살로 축구에 막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박지성이 맨유에서 맹활약하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로 이름을 날릴 때는 한국 청소년 대표를 거쳐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 갓 입단한 유럽파 새내기였다.

 그러던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박지성의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새로운 역사를 써왔다.

 손흥민은 작년 9월 28일 모스크바(러시아)와 2016-201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챔피스리그에서 개인 통산 6골을 기록, 종전 박지성이 갖고 있던 한국인 챔피언스리그 최다골(5골) 기록을 경신했다.

 손흥민은 UEFA 챔스리그 한국인 최다골의 여세를 몰아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이달의 선수’로도 선정됐다.

 9월 한 달간 EPL 3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한 맹활약한 걸 인정받은 것이다. 박지성도 선수 시절 해내지 못한 일이다.

 또 손흥민은 지난 1월 22일 맨체스터 시티와 정규리그 22라운드 경기에서 1-2로 뒤진 후반 32분 동점골로 시즌 9호골을 기록, 박지성과 기성용이 보유 중이던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시즌 최다골(8골) 기록도 경신했다.

 거침없이 득점 행진을 이어간 손흥민은 6일 스완지시티와 경기에서 리그 9호골을 작성, 이번에는 기성용과 함께 보유 중이던 아시아 선수 정규리그 최다골 기록마저 갈아치웠다.

 그것도 한국 대표팀 ‘주장’이자 자신의 선배인 기성용과 ‘코리안 더비’에서였다.

 지난달 28일 한국 대표로 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1-0 승리에도 기대에 못 미쳤던 손흥민은 소속팀 복귀 직후인 1일 번리전에서 리그 8호골(시즌 15호골)을 터뜨리며 기성용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기성용이 출전한 스완지 시티와 경기에서는 후반 추가 시간에 통쾌한 역전골을 터뜨리며 리그 9호골(시즌 16호골)로 기성용을 추월했다.

 기성용이 그라운드에서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로 아시아 선수 최다골 주인공이 된 것이다.

 박지성과 기성용을 넘어선 손흥민이 남은 시즌 자신의 기록 행진을 어디까지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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