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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혁진 전 인천안산초교장
우리 인간은 삶 자체가 자기와의 싸움인지도 모른다. 싸움이라는 것은 언어적, 폭력적인 싸움이 아니라 자신의 욕심에서 비롯해 남을 책망하는 것이 예사인 것 같다. 성공한 사람들은 남과의 싸움에서 이긴 자가 아니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든 면에서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자들이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남을 책망도 하고 자신을 책망하기도 한다.

 나폴레옹은 나의 실패와 몰락에 대해 책망할 사람은 나 자신밖에는 아무도 없다고 했다. 내가 나의 최대의 적이며, 비참한 운명의 원인이라면서 대장장이가 쇠붙이를 다루듯 마부가 말을 다루듯 하라고 한다. 이는 자신을 잘 다루라는 의미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인간은 큰 그릇이 돼야 한다고 들어왔다. 큰 그릇이란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해주면서 포용하는 마음이다. 남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한 자는 크게 성공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들이 성공했다면 남을 속이고 비열한 방법으로 오직 재산만 노리는 사람으로 이것은 성공이 아니다.

 성공한 삶은 물론 물질적인 면도 있겠지만 남을 포용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중요하다. 마음의 그릇이 큰 사람은 반대하는 사람까지도 포용하고 품어서 뜻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궁자후이박책어인이면 즉원원의(躬自厚而薄責於人이면 則遠怨矣)란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편에 나온다. 이 말은 몸소 자책하기를 후하게 하고, 남을 책하기를 적게 한다면 원망이 멀어질 것이란 의미이다.

 한 선비가 말을 타고 시골길을 가다가 늙은 농부가 소 두 마리를 함께 몰면서 밭을 갈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바라보던 선비는 큰 소리로 그 검정소와 누렁소 중에서 어느 쪽이 일을 더 잘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농부는 밭을 갈다 말고 몹시 당황한 얼굴로 선비에게 뛰어왔다. 그러더니 선비의 귀에다 대고 낮은 목소리로 힘은 검정소가 셉니다만 꾀부리지 않고 일을 잘하는 건 누렁소라고 했다. 농부의 말을 들은 선비는 껄껄 웃으며 잘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노인장께서는 그 말을 뭘 그렇게 비밀스럽게 하십니까? 하찮은 짐승의 이야기가 아니오? 그러자 노인은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말 못하는 짐승일지라도 나쁜 말을 듣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칭찬도 여러 번 하면 욕이 되거늘 하물며 흉보는 말이 귀에 들어가면 좋을 리 없다고 했다. 이에 선비는 깊은 감동을 하고서는 노인의 말을 교훈 삼아 평생 남을 헐뜯는 말은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무심코 남을 책망하고 헐뜯는 것을 자주 듣는다. 이러한 일은 우선 남의 잘못을 책하기 전에 자신을 돌보고 내가 책망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책망은 한편으로 권고의 의미도 있다. 책망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다면 책망도 약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욕설을 겸한 책망은 오히려 상대방의 자포자기나 감정을 자극할 염려도 없지 않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책망을 견뎌 내고 마음속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에서 선(善)으로 타이르는데 그 사람의 수준에 맞게 요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철학자 코피타 켄트는 ‘순간을 사랑하라. 그러면 그 순간의 에너지가 모든 경계를 넘어 퍼져나갈 것’이라고 했다.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다는 속담과 같이 인간은 순간을 중요시해야 한다. 이러한 순간적인 관계에서 우정의 씨앗이 틀 수 있다.

 사람의 심리는 자기 생각대로 따라 주길 대부분 원하는 가운데 갈등의 원인을 불러온다. 누군가가 사랑으로 옳은 말을 해주고 진리로 충고를 해줘도 지적이나 책망으로 생각하는 서운한 감정이 드러내는 것을 본다.

 훌륭한 리더는 긍정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살아가면서 어려운 순간에 봉착한다면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마음을 갖고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자세가 요구된다.

 생각은 인격을 만들고 인격은 사람을 만들고 나아가 생각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한다. 사람의 생각은 참으로 위대한 결과를 낳을 수 있고 생각보다 감정의 힘은 더욱 중요하다고 보겠다. 물론 남을 책망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책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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