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 비극적인 일이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 비극이 최근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었던 세월호를 인양하면서 다시 우리들 가슴을 울리고 있다. 얼마 전 인천에서는 여고생이 어린 초교생을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하는 끔찍한 비극이 또 일어났다. 이 사건을 보면서 이제 갓 초교에 입학한 어린 아들을 둔 한 학부모로서 정말 가슴 한쪽이 아렸다. 아무리 철없는 고교생이고, 또 정신병을 앓은 경력이 있는 학생이라지만, 이런 참혹한 짓을 저지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이 사건을 취재하는 한 기자로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객관적으로도 이 고교생 피의자를 이해할 수 없고, 또 인륜적으로도 용서를 할 수 없었다. 물론 피의자가 미성년자라 법적 처벌에서 작량감경의 사유가 될 수도 있지만, 한 인간으로서 관연 그런 짓을 저지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법원이 과연 어떤 처벌을 내릴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사건을 접한 후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이 바로 어린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이었다. 아마도 억장이 무너지고, 세상을 살면서 생각지도 못한 일로 살맛이 나질 않을 정도의 비극이었을 것이다.

 필자 역시 어린 자식을 잃은 경험이 있는 한 사람으로 그 마음을 조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피해아동 부모는 피의자가 고교생이라는 것에 더욱 기가 막혔을 것이다. 우리에게 닥치는 비극은 반드시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이 사건에서 피의자를 고교생이기 전에 그런 범행을 저지르게 만든 부모와 우리 사회로 확대하고 싶다.

 부모의 관심과 사회의 배려가 있었다면 이런 비극은 사전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고교생에게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의 비극이 없었을 것이고, 또 우리 사회가 어린 학생들을 살인병기로 만드는 환경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시신 유기라는 참혹함도 없었을 것이다. 결국 지금 우리가 겪는 비극은 우리 자신이 만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스스로 반성하고 후세들이 보다 밝고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기성세대들이 앞장서야 할 것이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