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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이었다. 특히 올해는 1817년 파킨슨병이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 200주년을 맞는 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보면 파킨슨병으로 국내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0년 6만1천556명에서 2014년 8만5천888명으로 5년 동안 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은 중뇌에 존재하는 흑질이라는 부분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파킨슨병이 발병하면 크게 떨림증, 근육 경축, 느린 동작, 자세 불균형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증상은 뇌에 도파민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데, 도파민 농도가 80% 이상 감소할 때 비로소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따라서 병의 증상을 처음 느낄 때에는 파킨슨병이 이미 적어도 수년 전부터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파킨슨병에서 나타나는 대표적 증상은 크게 4가지가 있다.

▶떨림증=파킨슨병 환자의 약 70%에서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한쪽 손 또는 한쪽 다리에서 나타나며 병이 진행하면서 반대쪽에서도 서서히 나타난다.

▶근육 경축=근육이 뻣뻣해지는 증상으로 등이 앞으로 구부정해지고 팔다리가 안으로 굽는다.

▶서동증(느린 동작증)=마비와는 다르게 몸의 동작이 느려지는 것을 말한다. 어떤 동작을 하려고 해도 시작이 잘 되지 않고, 시작한다 하더라도 동작이 느리고 한 번 시작한 동작을 멈추는 것도 쉽지 않다.

▶자세 불균형=이 증상은 병의 초기보다 어느 정도 병이 진행되고 나서부터 나타난다. 낙상이 동반되기 때문에 고령의 환자들에게는 매우 위험하다. 약간의 불균형 상태에서도 쉽게 넘어지고 반응이 느려 머리와 몸통 전체가 땅에 쓰러지는 경우가 흔하다.

파킨슨병의 이러한 증상들은 천천히 진행되고, 증상이 조금씩 나타나도 기력 쇠약이나 노환 등으로 착각할 수 있어 조기 진단을 하기가 어렵다. 또한 도파민이 줄어드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파킨슨병을 진단할 수 있는 단일 진단 검사는 없는 상태다. 다만 환자의 과거력, 신체 검진, 신경학적 검사, 도파민 PET-CT나 MRI 등의 뇌영상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특히 도파민 PET-CT는 도파민 운반체의 분포를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파킨슨병을 평가하고 조기에 진단하는 데 유용하다.

파킨슨병의 치료는 부족한 도파민을 인위적으로 보충하는 데 있다. 따라서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치료약은 종류가 많고 용법이 다양하며 부작용도 많다. 이에 환자의 증상과 상황에 맞게 소량부터 처방해 서서히 증량해야 한다. 파킨슨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행되므로 더 강한 약을 먹어야 하는 특징이 있는데, 처음부터 강한 약을 먹게 되면 나중에 쓸 수 있는 약을 찾기 힘들어 신중하게 약을 선택해야 한다.

파킨슨병을 예방할 수 있는 음식이 따로 있지 않지만 고른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는 변비가 흔하게 발생해 하루 6~8잔의 물과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환자 치료에는 보호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환자의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환자의 활동을 고려해 집 안 구조를 움직임에 맞게 변경하는 것이 좋다. 또 파킨슨병 환자는 움직임의 장애로 우울증이나 인지 기능의 감소가 유발될 수 있는데, 이를 위한 정서적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가족과 함께 어울려 사회활동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움말=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구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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