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버거업계에 수제 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의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이 국내에 런칭되어 대성공을 거두면서, 어메리칸 스타일의 프리미엄 버거가 호황을 누리고 있고, 이에 외식업체들이 앞다퉈 고가의 햄버거 제품을 내 놓고 있다.

이와 같은 고가의 버거 제품에 공통적으로 붙은 수식어가 바로 “수제(手製)”다. 수제는 말 그대로 손으로 만든다는 의미이지만, 이 수제라는 의미가 애매모호하여 너도나도 수제라는 의미를 차용하여 고급화 전략의 빌미로 삼고 있다.

수제버거 업체중에는 심지어 모든 식재료가 공장식으로 생산되어 배송을 받고 있음에도, 소비자가 주문하고 나서 종업원이 손으로 만들어 준다는 의미로 해석해 수제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이를 빌미로 다른 버거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기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제버거라 하려면 패티와 빵을 직접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현재 알려진 대부분의 수제버거 업체는 패티와 빵을 본사가 운영중인 공장에서 납품 받아 사용하거나, 별도의 식품제조 공장에서 생산된 패티와 빵을 구입하여 사용할 뿐 매장에서 직접 패티를 만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제라는 타이틀을 붙여 고급화 전략으로 삼아 버거 하나에 1만원이 넘는 가격을 받고, 심지어는 1만원대 후반의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거품이 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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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모든 가맹점이 직접 패티를 만들고, 일일이 손으로 만든 수제번만을 사용해 버거를 만들어 4천원대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신생 버거 브랜드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버거앤프라이즈라는 국내 토종 버거브랜드로, 버거앤프라이즈의 모든 매장은 당일 아침에 배송된 쇠고기를 점주가 직접 손으로 반죽해 패티를 다지고, 수동 패티성형기로 패티를 성형해 냉장숙성하여 주문후 조리하여 판매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자체개발하여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낸 전용 버거번을 사용하는 등 진정한 의미의 수제 방식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버거앤프라이즈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수제버거의 높은 가격을 비웃기라도 하듯 절반도 안되는 4천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러한 버거앤프라이즈의 직관적이고 정직한 경영방침은 고객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아, 2016년 10월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하여 불과 5개월여 만에 11개의 매장이 오픈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수제버거 업계 관계자는 “아무 책임감이나 철학 없이 수제라는 타이틀만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 비양심적인 업체들이 많다. 수제라는 것을 빌미로 가격을 올려 받아 마진을 챙기려고만 할 뿐, 실제로 속을 들여다 보면 공장식 패스트푸드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도 수두룩하다.”라고 지적하면서, “이와 같은 상황에서 버거앤프라이즈가 전통적 수제버거 방식을 고수하여 성공을 거두는 모습은 현재 수제버거 열풍을 쫓아 무분별하게 난립하는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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