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눈을 비비고 다시 본다’는 뜻으로 남의 학식이나 재주가 생각보다 부쩍 진보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고사에서 유래된 것으로 삼국 중 하나인, 오나라의 왕 손권의 휘하 장수 중에 여몽(呂蒙)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무예는 뛰어났지만 학식이 부족해 무식한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어느 날 여몽은 손권으로부터 나라를 위해 할 일이 많으니 병법과 학문을 익히라는 충고를 받았는데 특별히 박사가 될 필요는 없지만 과거 역사를 많이 알면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뒤 깨달은 바가 있어 그는 전쟁 중에도 틈만 나면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학문에 정진했다. 즉 수불석권(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을 몸소 실천하며 정진한 결과 깊은 지식과 안목을 갖추게 됐다.

 어느 날 학문이 높은 오나라의 재상 노숙이 오랜 친구인 여몽을 찾아가 대화를 나누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등을 두드리며 여몽이 너무나 박식해진 것을 보고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는데 그는 여몽과 막역한 사이여서 누구보다 그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여보게, 언제 그렇게 공부를 했나? 자네는 이제 무식하다고 소문 났을 때의 예전 여몽이 아닐세 그려."

 여몽은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이렇게 대꾸했다. "무릇 선비란 헤어진 지 사흘이 지나서 다시 만났을 땐 눈을 비비고 대면할(刮目相對)정도로 달라져야 하는 법이라네."

 그 후 여몽은 재상 노숙이 병사하자 그 뒤를 이어 손권을 보필해 나라의 힘을 키우는데 노력했으며, 나중에는 촉나라의 명장 관우를 사로잡는 큰 공을 세워 오나라의 백성들로부터 명장(名將)으로 추앙받았다고 한다.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지만 지금 현실에 살고 있는 우리가 여몽처럼 나이가 들어서도 수양을 하고 부귀를 누리며 명성을 떨쳐서도 충고를 받아들이고, 재물을 가벼이 여기고 의를 존중하는 타의 모범이 되는 사회지도층이 늘어나는 즐거운 대한민국을 바란다. 또 세상을 살면서 초심을 잃지 않는 열정과 남의 이야기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들이 많은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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