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장에서 할리우드 영화 ‘미녀와 야수’를 봤다.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엠마 왓슨이 여주인공을 맡아 극장가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영화는 저주에 걸려 야수로 변한 왕자가 진정한 사랑을 이루면 마법이 풀려 다시 원래대로 왕자의 모습을 되찾다는 이야기다.

뮤지컬 영화답게 아름다운 노래들이 영화 내내 흘러나와 관객들의 마음을 적신다. 메인 테마곡인 ‘Beauty And The Beast’가 흘러나올 때 벨과 야수가 춤을 추는 장면은 가장 백미로 관객들에게 낭만을 선사한다. 이는 절대로 이뤄질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두 사람이 진정한 사랑을 나누는 연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마음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아버지를 가두고 차가운 줄로만 알았던 야수가 늑대들에게 목숨을 빼앗길 뻔한 위기에 처한 자신을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지켜주는 모습을 보면서 따뜻함을 발견하고 한층 더 나아가 진정성을 느낀 것이다.

반면 개스톤과 마을 사람들은 야수를 처단하기 위해 성 안으로 쳐들어온다. 이들에게 야수는 마을의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다. 야수는 마을을 공격한 적도 없지만 앞으로 미래에 마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개스톤의 선동에 마을 주민들은 야수의 숨통을 끊으려고 한다. 그들에게 야수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벨과 개스톤, 마을 사람들. 과연 나는 어디에 속하는가. 가정과 직장, 사회생활에서 상대의 겉모습만 보고 남을 판단하지 않는가. 얼마나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가. 상대의 지위·재력·외모 등 겉모습을 보는 데만 치중해 요정으로 변장한 노파를 무시했다가 마법에 걸려 야수로 변한 왕자처럼 예전에 실수를 저질렀던 순간이 없었는지 생각해보고 순간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참고로 영화는 1756년 잔 마리 르프랭스 드 보몽 부인이 쓴 동화를 기초로 시나리오가 작성됐으며 1991년에는 30대 이상 관객층에게 친숙한 월트디즈니의 30번째 장편애니메이션으로 개봉한 적도 있다. 두 작품을 비교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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