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뉴스테이 연계 정비사업의 그림자] 십정5구역 희망과 의구심 기로에 서다

‘명품시공사’ 주거개발 주도 vs 임대사업자가 불안하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2017년 04월 17일 월요일 제3면

▲ 인천 부평구 십정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부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 뭐. 어떻게든 살아가게 되지 않겠어?"

15년째 이곳에 살고 있는 김경수(83·가명)할머니는 지난 2월 조합총회가 열린다는 책자를 받고 총회에 참석했다. 눈이 어두워서 책자에 무슨 내용이 적혀 있는지는 몰랐지만 현대건설 등 큰 건설사가 아파트를 지어준다는 말에 찬성해 왔다.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가 추진 중인 인천시 부평구 십정5구역은 지하철 1호선 간석역과 동암역이 걸어서 10분 안팎에 있다. 인근에는 초·중·고교 등이 있어 뛰어난 교육 여건을 갖췄다. 하지만 십정5구역은 인근 아파트 단지와 달리 상습 침수지역이다. 학교가 들어서면서 하수도 공사를 마쳐 지금은 예전만큼 물에 잠기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몇 곳의 주택 지하실에는 물이 고여 있다.

김 할머니는 "2002년 급하게 지은 새 빌라에 이사를 온 이후부터 재개발이 된다는 얘기는 많았다"며 "일단 이번에는 꼭 재개발이 된다니 ‘좋아라’하고 오긴 했지만 그동안 미뤄져 온 것도 있고 당장 눈에 보이는 게 없으니 실감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막상 아파트가 지어지더라도 그곳에 들어가서 살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김 할머니는 "값이 얼마가 매겨질지는 모르지만 아파트에 들어가려면 돈을 더 보태야 한다는데, 우리가 갖고 있는 돈으로 아파트에 들어가 살 수나 있겠느냐"며 "집이 지어지는 동안에도 어디 머물고 있을 데가 마땅하면 걱정이 없지만 10년 넘게 살아온 집을 놔두고 어디에 가서 살지 막막하다"고 털어 놨다.

 또 다른 조합원 장인자(68·가명)할머니는 아예 조합에 원주민 혜택을 얘기했다가 별다른 소득도 얻지 못하고 돌아왔다.

 이곳 원주민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으로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젊은 세대도 40% 정도 거주하지만 대부분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이다. 조합원 모두에게 입주권이 돌아간다고는 하지만 추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이들이 많다.

 장 할머니는 "젊은 사람들이야 대출을 받아 나중에 갚든 돈을 벌든 어떻게 해서든지 아파트에 들어갈 돈을 마련할 수 있을 텐데 노인들은 그럴 능력도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뉴스테이 사업을 하면 동네가 깨끗해지고 살기 좋아지겠지만 막상 우리는 쫓겨날 수도 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조합의 한 관계자는 "원주민들에게는 싼 이자에 1억 원 융자를 받도록 해 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것 역시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장 할머니는 "싼 이자에 돈을 빌린다고 해도 70~80살 된 노인들이 그것을 갚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아예 공짜로 들어가겠다는 것도 아니고 땅을 제공했으니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들어가도록 배려해 달라는 것이 많은 주민들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장 할머니는 오래된 집이어도 셋방살이가 아닌 ‘내 집’에서 살고 싶다는 바람이 크다.

 "혜택 얘기를 했더니 누가 그러더라는대. ‘욕심 부리지 마시라고.’ 그런데 우리는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야. 오랫동안 살아온 정든 내 동네에서 계속 살 수 있기를 바랄 뿐이지."

#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찬성 입장

 "그동안 십정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임원들은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이번 뉴스테이 사업 역시 결과적으로 조합원들에게 큰 이득이 될 것입니다."

 십정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은 뉴스테이 사업으로 조합원 주거환경 개선과 이익 창출이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십정5구역은 2006년 처음 주택재개발정비예정구역으로 고시됐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도 재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조합은 지난해 4월 조합총회를 열고 재개발 사업 방식을 뉴스테이로 변경했다. 빠르고 정확한 재건축 사업 진행을 위해서였다.

 조합 측은 "이제껏 임원들은 조합원들을 위해 하루빨리 재개발이 이뤄지도록 노력해 왔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지난해 8월 뉴스테이 사업 후보지 선정"이라며 "10여 년 전부터 주민들의 바람이었던 재개발이 실현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의 재개발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주민들의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서다. 이 구역은 상습 침수지역이라 지금도 일부 주택 지하실에 물이 흥건하다. 비라도 많이 오는 날이면 1층 바닥에도 물이 차오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명품사업단’을 통해 지어질 아파트는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게 조합 측의 입장이다.

 조합 측은 "이번에 선정된 십정5구역 뉴스테이 사업시공사가 두산건설·현대건설·쌍용건설 컨소시엄인 명품사업단인 만큼 믿을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강점"이라며 "조합원들에게는 무조건 입주권이 주어지며, 조합원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글로스타에이엠씨가 통매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미분양 위험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뉴스테이 사업 후보지 선정으로 늘어난 용적률도 결과적으로는 조합원들에게 이익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 측은 "당초 230% 정도였던 용적률이 뉴스테이 사업을 통해 299.96%로 높아졌고, 그 결과 500~600가구가 늘어나는 등 조합원들에게도 많은 이익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십정5구역은 대다수의 뉴스테이 지역과 달리 비상대책위원회 등 이 사업을 반대하는 단체가 없다. 그만큼 이곳 주민들은 재개발 사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마무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합 측은 "이곳에서는 뉴스테이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며 "지금까지 그래 왔듯 조합 임원들은 사업 완료와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했다.

# 조합원 A씨 불안감 토로 반대 입장

 "약속대로 사업이 완료만 된다면 뭐가 걱정이겠습니까. 그런데 자본금 1천만 원짜리 법인이 1조 원 규모의 사업을 끌고 간다는 게 이해가 되세요?"

 십정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원 A씨는 누구보다도 이 구역 재개발을 희망한다. 10여 년 전부터 지지부진했던 재개발은 어느새 A씨뿐 아니라 대부분 조합원들의 소망이 됐다.

 하지만 막상 A씨는 십정5구역 뉴스테이 사업자가 선정되자 조합에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무엇보다도 새로 선정된 ㈜글로스타에이엠씨(이하 글로스타AMC)가 이 사업을 무사히 이끌고 갈 수 있을지에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A씨는 "글로스타AMC는 지난해 3월 설립된 자본금 1천만 원짜리 법인"이라며 "상식적으로 이런 회사가 어떻게 3.3㎡당 980만 원이 넘는 가격에 수천 가구를 사겠다는 건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글로스타AMC는 이지스자산운용을 통해 3.3㎡당 매입가를 985만 원으로 제시하며 조합총회를 거쳐 새 임대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는 인천 지역 뉴스테이 사업 매입가 중 최고 금액이다.

 A씨는 "1천만 원짜리 법인이면 누구나 3일 만에 다 만들 수 있는 수준의 회사인데, 나중에 이 회사가 돈이 없어서 사업을 하지 못하겠다고 발을 빼 버리는 상황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며 "이로 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이 떠안게 되지만 현재로서는 약속 이행이 되지 않았을 경우를 대비해 어떠한 페널티나 보호장치도 없는 상황이라 답답하기만 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부동산펀드 방식의 사업 진행에 우려가 생기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십정5구역은 지난해 사업 방식이 지정개발자 방식에서 부동산펀드 방식으로 변경돼 일부에서 사업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왔다.

 A씨는 "여기는 부동산펀드 방식으로 돈을 끌어와 사업비를 마련해야 하는데 어느 투자자가 1천만 원짜리 법인을 믿고 투자를 하겠느냐"고 반문하며, "이미 ㈜스트래튼자산운용 등 글로스타AMC보다 낮은 매입가를 제시한 곳은 물러난 상황인데, 글로스타AMC가 사업을 책임지지 못하고 나자빠진다면 결국 재개발은 다시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합의 책임감 있는 운영에 대한 요구도 잊지 않았다. A씨는 "사업자든 조합이든 조합원들에게 믿음을 주고 제대로 약속을 지킨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느냐"며 "일단 사업이 진행 중이니 조합이 신속한 행정절차 수행, 투명한 운영 등으로 신뢰받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저작권자 ⓒ 기호일보 (http://www.kihoilb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19대 대통령선거(2017-04-17~2017-05-08)동안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 글을 게시하고자 할 경우에는 게시물을 '실명등록'하셔야 합니다. 실명확인 된 게시물은 실명인증이 표시되며, 실명확인이 되지 않은 선거관련 지지 혹은 반대 게시물은 선관위의 요청 또는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본 실명확인 서비스는 선거운동기간(2017-04-17~2017-05-08)에만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