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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홍근 화성시의회 부의장
염태영 수원시장님께 드린 두 번째 편지에서 ‘화성호와 매향리는 다시 되살아나고 있는 기회의 땅이며 화성시 뿐만 아니라 2천만 수도권 시민을 위한 미래의 공간’ 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경기도 해양과 갯벌의 절반 정도가 화성시에 속할 정도로 시원스러운 바다, 환상적인 섬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매향리 앞 바다에서부터 궁평리, 백미리, 송교리, 제부도를 거쳐 시화호로 이어지는 자연해안선은 경기남부 유일의 자연 해안선이기도 합니다.

 한편 육지와 바다의 사이에는 맛깔난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이 있는데 저녁 노을을 머금은 천일염전 풍경은 말 그대로 환상 그 자체입니다. 육지로 올라오면 전국에서 8위의 수도작(논) 면적을 갖고 있고 또 그만큼이나 넓은 밭을 갖고 있습니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연구하고 만드는 기업체를 비롯해서 전국 최대의 1만여 개의 각종 사업체가 왕성한 생산활동을 이어가는 도시, 상당한 양의 농축수산물이 생산되는 도시! 이 정도면 수도권 시민을 위한 미래의 공간이라 해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무한한 가치와 가능성을 지닌 미래의 공간을, 항구적인 파괴와 피해만을 안겨주는 전투비행장을 위해 내어 줄 수는 없습니다. 수원의 청개구리가 중요하다면 화성호 갯벌의 도요물떼새와 세계적 멸종위기종 저어새도 보전돼야 합니다. 화성시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자원과 가치를 극대화하고 이웃도시와 더불어 공유하는 것이 그동안 시장님이 말씀하신 시군 통합의 근본취지이자 상생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염태영 수원시장님! 우리는 그동안 냉전시대와 혹독한 군사독재 시대를 거쳐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군사시설은 국가안보를 위한 필수시설이라는 이유로 주변의 시민들은 많은 피해와 고통을 감수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중요한 국가 안보시설이라 할지라도 국민의 재산과 환경의 피해는 해결돼야 한다는 사회적, 법적 판단이 최근 들어 현실화됐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구체적인 물꼬를 튼 것이 바로 수원전투비행장 예비 이전후보지로 또다시 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입니다. 반세기 동안 이어진 매향리 미공군폭격장 소음피해에 대해 주민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전국 최초로 승리를 일궈냈습니다.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만들어낸 매향리! 매향리로 인해 수원전투비행장 주변지역이 법원으로부터 피해배상도 인정받게 된 것이며 이전까지 검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 매향리에 전투비행기 소음을 떠넘기는 것은 너무 염치 없는 행위입니다.

 수원전투비행장으로 인한 환경권은 회복돼야 하고 재산권을 비롯한 각종 피해는 무조건 해결돼야 합니다. 그러나 다른 지역으로 피해를 떠넘기는 지금의 방식은 중단돼야 합니다. 국방시설로 발생된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가 책임지는 구조가 명확하게 정립돼야 합니다.

 재정구조도 취약하고 특히나 국방사업 경험도 전무한 기초자치단체가 ‘기부대양여’ 라고 하는 경제사업으로 국방사업을 추진한다고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따라서 전투비행장 기능을 현존하는 타 비행장으로 분산 배치하거나 기치통합 등의 방안을 우선 모색해야 한다고 봅니다. 화성시가 추진하고 있는 종합장사시설의 경우처럼 다양한 지원 방안을 제시하고 유치를 공모하는 것도 해결방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별다른 전문 식견도 없는 제가 생각해도 이런저런 방안이 떠오를 정도입니다.

 화성시와 수원시 등 군사시설로 고통을 받고 있는 지역과 전문가그룹, 국가 등이 함께 모여 논의하는 집단지성을 발휘한다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은 반드시 마련될 것입니다. 갈등과 반목 없는 진정한 상생의 길을 존경하는 염태영 시장님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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