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한 동행
종연 스님/뜨란/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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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수미정사 회주 종연 스님이 일상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마음 쉼표이자 길잡이가 되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쓴 에세이다.

종연 스님은 책 「홀가분한 동행」에서 ‘나눌수록 자유롭고 빛나는 삶’과 ‘진리의 정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나누는 마음이 깨달음입니다’편에 나온 주옥같은 글을 그대로 옮겨 본다.

『불필요한 것은 버리십시오. 남에게 무언가를 줄 때도 나에게 불필요한 것을 주는 게 아니라, 내게도 필요한 것을 함께 나눌 줄 아는 사람이 진정으로 버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함께 나눌 줄 아는 사람, 비울 줄 아는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 그런 사람이 스스로의 진면목을 바로 보고 사는 사람입니다. 곧 사라져 없어질 허망한 것을 움켜쥐고 잊지 말고 함께 나누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진면목을 깨치고 사는 삶이요, 보살의 삶이며, 영원히 사는 길입니다.』

종연 스님이 이타적인 삶과 복지를 강조하는 이유도 자세히 나온다.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고 붓다가 되셔서 중생의 삶 속으로 들어가신 것은 나누고 베풀기 위해서다"라며 "출가 수행자는 이타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므로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기에 중생의 삶 속으로 들어왔다"는 설명이다.

스님이 수미정사 회주, 경인불교대학 학장, ㈔미추홀공덕회 이사장, 미추홀종합사회복지관 운영위원장 등 여러 직함을 맡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일화가 241쪽에서 소개되고 있다.

『미얀마에서 수행하고 돌아와 인천에서 포교당을 개설하고 살 때였습니다. 허름한 옷차림으로 묵을 팔러 오는 칠십대 중반쯤 되는 할머니를 뵐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아파 왔죠. 어느 날 그분을 따라 댁에 가 보았더니, 월남전에 참전했던 아드님은 고엽제로 인한 암 투병을 하고 있었고, 남편 되시는 분은 돌아가시고 며느리는 집을 나가 그 할머니가 손수 아드님을 수발하고 있더군요. 겨울에 냉방에서 지내며 묵을 팔아 끼니를 이어가는 모습이 참혹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돌아와 할머니댁의 양식을 대고 반찬을 만들어 배달해 드린 것이 복지사업의 첫 출발입니다.』

그때부터 열 집, 스무 집 이렇게 늘려 나가다가 인천 지역 최초의 불교 법인인 미추홀공덕회를 2015년에 설립하면서 체계적인 사회복지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부연이다.

또 종연 스님과 불교 전문 박원자 작가가 나눈 대담을 정리한 ‘출가 수행자는 무엇으로 사는가’편에는 삶의 원칙, 신도들을 위한 교육과 수행, 대중을 위한 복지활동 등에 대한 스님의 진솔한 생각과 철학이 실려 있다.

인상적인 일화도 있다. 제자 금선 스님이 스승에 대한 감사와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보낸 편지에 종연 스님은 이렇게 답신을 써 보냈다고 한다.

『출가란 청정계행을 닦고 지키는 수행자들의 공동체이며, 계와 율에 복종하면 대자유인이 되므로 승보라 합니다. 불법을 의지해 자성을 밝히면 시공을 초월한 삶이 펼쳐지니 이름하여 보살입니다. 출가는 한없이 쉽기도 하고 더없이 어렵다고도 합니다. 나는 어려운 길을 걸어갑니다. 성자가 되신 석존께서 고난의 행군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중생의 눈물을 닦아 주며 법문하시는 부처님을 생각하며 어려운 고난의 길을 갑니다. 쉽게 가는 길은 쉬우나 어렵게 가는 길은 어렵습니다. 바보는 어렵게 가므로 나를 보고 바보스님이라 부릅니다.』

출가자로서 40여 년 동안 수행을 놓지 않고 살아온 종연 스님이 끝까지 바보소리 듣고 살겠다는 전언(傳言)이 인상적이다.

디즈니, 세상의 모든 꿈을 팝니다  
빌 캐포더글리·린 잭슨/현대지성/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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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고 믿고 도전하고 실행하라. 이게 세계 최고의 스토리텔링 기업 디즈니의 성공 방식이다."

원제 ‘The Disney Way’가 말하듯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디즈니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지키며 끊임없이 확장할 수 있었던 비결을 소개한 책이다.

첫 성공작 미키마우스를 비롯해 도널드 덕·곰돌이 푸·인어공주 등 수많은 화제의 캐릭터를 만든 디즈니의 경영 원칙은 무엇일까? 창립자 월트 디즈니(Walt Disney·1901∼1966)의 말 한마디로 디즈니 정신을 요약할 수 있다.

"꿈을 꾸고, 그 꿈이 신념에 맞는지 확인해 봅니다. 리스크를 감수하여 도전하고, 그 꿈들을 실현하기 위한 비전을 실행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고객을 귀한 손님으로 대하라’, ‘디테일에 깊이 주목하라’, ‘직원과 고객과 제품과 자신을 사랑하라’ 등 11가지 경영 원칙이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다.

어무이, 비 오는 날은 나가지 마이소
이수길/도어즈 /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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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수길이 전국 535개 장터를 돌며 촬영하고 인터뷰한 것 중 66개 장터의 88개 이야기를 뽑아 담은 책이다.

저자가 장터 순례를 시작한 건 2008년부터 무려 8년간이다. 2015년까지 주말과 방학 때 5일 장터에서 살았다는 후문이다.

인천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부산 경상대·동명대·경남정보대에서 외래 및 겸임교수를 역임한 저자는 학창시절 접었던 사진가의 꿈을 되살려 볼 무렵 사라져 가는 장터를 우연히 보고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그가 풀어놓은 것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왁자지껄한 시골 장터의 풍경과 보따리를 풀어놓고 하루치의 물건을 팔아 생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부록으로 ‘대한민국 지역별 5일 장터’와 ‘전국 주요 장터 지도’도 실려 있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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