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투를 쓰고 보니 제 시간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사드(THAAD)’ 국면에 누군가는 나서 지역 수출기업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매일 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인천수출경영자협의회 제8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대유(53·사진)㈜탑에이테크놀로지 대표의 말이다.

인천 지역 200여 수출중소기업을 이끌고 있는 김 회장은 누구보다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회원사를 위해 오늘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김 회장은 "K-POP부터 가전제품, 화장품, 청소기, 비데, 관광, 식품 등 중국의 무차별적 경제 제재가 확산되면서 대중국 수출에 편중된 지역 기업의 타격이 심각하다"며 "통관 절차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에 대한 소방시설 점검 등 보복성 영업정지 조치도 상당수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그는 인천시와 중소기업청 등 유관기관 관계자와 최근 정기적인 회의를 진행하면서 자금 지원과 시장 다변화, 해외 전시회 참여 확대, 동종 업계 멘토링 등 대중 수출을 대체한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천만다행으로 김 회장의 기업은 일본을 주축으로 필리핀·베트남·인도 등과 거래선을 유지하고 있어 사드의 영향권에서는 벗어나 있다고 했다.

기술 복제를 우려해 일찌감치 에이전시를 통한 중국 측과의 거래는 경계해 왔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또 전 세계적으로 공급과잉에 처한 반도체 장비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기보다는 5∼6년 전부터 휴대전화 정밀부품 및 자동차부품의 생산설비를 주력 제품으로 전환한 것도 탑에이테크놀로지의 성공 배경으로 꼽고 있다.

김 회장은 대선을 앞두고 차기 대권주자들에게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중소기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느냐에 따라 굉장히 많은 것이 변화할 수 있다고 본다"며 "새로 들어설 정부의 정책은 지난 정부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데 모두가 공감하고 기대하고 있는 만큼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사드와 북핵 등으로 무수한 리스크를 겪고 있는 지역 수출기업인들에 대해 "이럴 때일수록 힘을 잃지 않고 돌파구를 찾아내는 것이 지역 중소기업의 저력"이라며 "수출경영인이 가진 강건한 철학과 가치, 열정과 기술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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