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淸無大魚(수청무대어)/ 水 물 수/ 淸 맑을 청/ 無 없을 무/ 大 큰 대/ 魚 고기 어

「한서(漢書)」를 지은 반고(班固)에게는 동생 반초(班超)가 있었다. 반초는 형과는 달리 문학보다 무예에 뛰어났다. 반초는 복속된 50여 나라를 감독해 모반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을 임무로 하는 서역도호부의 도호로 취임했다.

반초는 10년 동안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귀국하게 됐다. 후임 임상이 찾아와 서역을 다스리면서 유의할 점에 대해 물었다. 반초는 임상에게 당부했다. "그대는 성격이 너무 엄하고 조급한 것 같소.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정치도 너무 엄하게 서두르면 따라오는 자가 아무도 없는 법이오. 그러니 사소한 일은 덮어두고 대범하게 다스리도록 하시오." 임상은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는 자기 방식대로 다스렸다. 그 결과 반초가 복속시켰던 50여 나라는 임상이 다스린 지 5년 만에 모반을 일으켰다.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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