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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8월 인천 송도국제도시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16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사진=인천시 제공>
국내 최초 초대형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라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기획사의 경영난과 주관사의 갑작스러운 변경 등으로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경영난으로 폐업한 회사와 또다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어서 도의적·법적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20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민간대행사인 ㈜예스컴이엔티(옛 ㈜아이예스컴)는 경영 악화 등의 이유로 시와 2015년 맺은 공동사업협약의 해지를 요청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시와 파트너십을 맺고 행사를 대행하기로 한 협약이 효력을 상실한 것이다.

예스컴이엔티는 이번 행사의 전신인 인천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을 1999년 전국 최초로 기획하고 개최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총 11번의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을 줄곧 맡아 온 기획사다. 하지만 이 회사는 누적된 채무 등으로 예스컴이엔티를 지난달께 폐업, 정리하고 ㈜예스컴이라는 상호의 사업자를 지난 1월 신규로 등록했다. 인천시와의 사업 협약이 해지될 수밖에 없던 실정이었던 셈이다.

이에 따라 시는 이번 축제를 인천관광공사가 주관해 개최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이를 공사에 알렸다. 지난 2년간 시가 직접 사업을 주도해 오다 3년 만에 다시 인천관광공사가 사업을 주도적으로 맡게 된 것이다. 시는 8억 원의 민간행사 사업보조 예산을 공기관의 경상적 대행사업비로 변경해 집행하는 방안도 추진했다. 하지만 기존 협약이 갑작스럽게 해지되면서 세 달 앞(8월 11일 개막)으로 다가온 ‘세계 최고의 뮤직 페스티벌’ 행사의 주관사 및 대행사 계약이 새롭게 체결돼야 하는 불안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예스컴은 최근 해외 뮤지션인 바스틸, 파이브 세컨즈 오브 서머 등으로 구성된 1차 라인업을 공개하고 티켓 예매를 진행하는 등 예년처럼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행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려면 회사의 부채 문제 등으로 스스로 간판을 내린 기획사와 인천관광공사는 또다시 대행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인천시의회가 그동안 공개경쟁입찰 등 대행사 선정의 문제점을 제기한 이유다.

인천관광공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예스컴과 계약을 체결할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아니다"라며 "수의계약과 예스컴의 상호 변경 등에 대해 편법적인 측면이나 법률적인 문제가 없는지 자문을 구한 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예스컴 관계자는 "기획사 선정을 놓고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지난 10여 년간 인천에 대표적 축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누구보다 외롭고 힘든 싸움을 벌어 왔다"며 "지속된 적자를 감내하면서도 버텨 낸 것은 기획사 대표와 직원들의 자부심과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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