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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 행주산성에서 발견된 ‘석성’(왼쪽)과 철기.
그동안 토성으로 알려진 국가사적 제56호 행주산성에서 삼국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정교하게 벽돌을 쌓아 올린 ‘석성’이 발견됐다.

고양시는 행주산성 정상에서 20m 아래 남서쪽 사면 문화유적 잔존 예상지 4곳에 대해 지표조사와 시굴조사 과정에서 높이 3m가량의 석성과 삼국∼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기와편, 철기 수십 점을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행주산성 종합정비계획 수립에 앞서 지난 2월 말부터 불교문화재연구소에 의뢰해 진행돼 왔다.

삼국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성은 보축성벽이 먼저 발굴되고 몸통 격인 체성벽이 모습을 드러냈다. 석성은 돌과 돌 사이를 점토로 발라 일종의 아교 역할을 해 전혀 흐트러짐 없이 보존돼 상태가 매우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진왜란 때 권율 장군이 왜군을 무찔러 역사성이 높은 행주산성은 그동안 정확한 성곽 형태와 규모가 밝혀지지 않았었다. 실제로 1990년대부터 시작된 고고학적 조사에서 삼국~고려시대 유적이 확인된 바 있지만 지금까지 성곽은 둔덕 형태의 토성 400여m 정도만 발견됐다.

이번 발굴에서는 고려시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 기와편과 화살촉, 수레바퀴 부속품 등도 함께 출토돼 행주산성에 공방이 존재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기와편에서는 행주산성의 ‘행(幸)’자가 발견됐다.

시 관계자는 "석성 발견에 따라 문화재청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어 발굴 유구에 대한 처리 및 복토 방법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라며 "내년부터 문화재청의 발굴 허가 및 지원을 받아 행주산성 석성의 축조 기법과 구조, 축성 시기, 규모 등을 정확하게 밝히기 위한 전면 발굴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덕양구 행주내동의 덕양산은 한강하구에 위치해 한쪽 면이 절벽으로 이뤄진 천혜의 요새다. 이 때문에 신라의 서해 진출, 고구려의 남하 과정 등에서 수많은 전투가 벌어진 국방 요충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양=조병국 기자 chob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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