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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석승 동북아교육문화진흥원 원장
지금 지구촌의 모든 국가들은 나름대로 자국의 ‘국민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최후진국인 아프카니스탄, 토고 등 몇몇 아프리카의 독재국가, 그리고 북한에서만은 국가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이런 자국 국민들의 행복한 삶이나 생활질(Quality of Life)의 향상이 아니라 최고통치자의 개인우상화나 신격화에 배정되고 있다. 특히 북한과 같은 경우는 모든 정책의 최우선순위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김가정권의 우상화, 신격화에 배정되고 있어 전세계에서 매우 큰 빈축을 사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들 김가정권의 대를 이은 ‘생일경축행사’로, 매년 2월 16일과 4월 15일이다. 즉 북한 당국은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을 ‘광명성절’로, 그리고 김일성의 생일인 4월 15일을 ‘태양절’로 지정해 경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1986년부터는 이런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과 김일성의 생일인 4월 15일까지의 2개월간을 ‘민족 최대의 축제기간’으로 설정해 갖가지 경축행사를 벌리고 있다.

 즉 이들 두 독재자의 생일에 즈음해 평양에서는 경축 중앙보고대회를 여는가 하면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충성의 편지 이어 달리기’, ‘만경대상 체육경기대회’, ‘소년단연합단체대회’, ‘조선인민군 열병식’, 김정일화-김일성화 전시회, 영화감상회, 사진전시회, 축포야회 등 각종 행사를 연이어 개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모든 주민들은 주린 배를 움켜쥐고 이들 독재자들의 생일행사 준비를 위한 사적지 보수와 청소, 과중한 생산목표 달성 등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올해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15일, 북한 당국은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도 김일성의 105돌 생일행사를 성대하고 화려하게 치렀다.

 특히 이번 김일성의 생일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열병식에서 중국과 러시아, 미국, 일본 등 세계 유수의 언론사 기자들을 대거 초청해 KN-01과 KN-08, 스커드-ER 등 신형 미사일을 대거 선보인 것이었다. 이 때문에 그 피해를 직접 겪는 북한주민들은 물론이고 전 세계 언론에서는 ‘죽은 자’를 위한 경축행사에 이렇듯 광분하고 있는 북한정권에 대한 불평불만과 비판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고 있다.

 제 정신을 가진 정권이라면 응당 ‘산 사람’을 위한 정책에 매진해도 모자랄 판에 이렇듯 ‘죽은 자’를 위한 경축행사를 성대하게 치르는 북한정권의 ‘미친 짓’에 대해 이해와 납득의 차원을 넘어, 안쓰러워 하고 있다. 지금 북한의 경제사정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다. 1인당 매년 국민총소득은 1천 달러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경제후진국으로 평가되고 있는 북한이 주민들의 생활 여건 향상과 행복을 위한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기는커녕 ‘죽은 자’를 위한 생일행사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도저히 생각할 수도, 저지를 수도 없는 이런 경축행사를 하는 북한에 대해 맹방인 중국이나 러시아조차 이해를 하지 못해 고개를 흔들 정도이다. 이렇듯 북한당국이 ‘죽은 자’를 위한 생일 경축행사에 광분하면 할수록 그 겉모습은 성대하고 화려해 보일지 몰라도 북한 주민들의 주름살과 한숨은 더욱 깊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독재자 개인의 우상화, 신격화를 위한 놀음에 광분하고 있는 북한정권의 현실정은 마치 ‘빛 좋은 개살구’와 같다고 할 수 있겠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 시작하는 것처럼 빠른 것은 없다"는 말처럼 지금이라도 북한정권이 제 정신을 차리는 것이야말로 백척간두의 막다른 처지에 빠져있는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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