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주식인 쌀이 지난 10년간 수요량보다 280만t가량 과잉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7년산 쌀 수급 전망과 파종기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07~2016양곡연도) 쌀 초과공급량은 연간 평균 28만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쌀 생산량 420만t의 70%에 육박하는 규모다.

앞서 국내 쌀 생산은 1990년대까지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해 쌀 수매정책 등을 통해 생산량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소득 증대와 다양해진 먹거리로 인해 쌀 소비 감소가 가파르게 이뤄지면서 쌀 공급과잉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쌀 농가의 수취액은 고정·변동직불금으로 2005년 이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이 없을 경우 올해도 공급과잉 구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쌀 가격은 수급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변동직불금제도로 인해 쌀 가격 하락으로 인한 손실분을 정부가 보장해 줘 농가 수취액은 목표가격 대비 95% 이상 보전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변동직불금은 당초 80㎏당 3만3천672원(1㏊당 약 212만 원)으로 정해졌지만, 쌀값이 급락하면서 변동직불금 전체 규모가 농업보조한도(AMS)를 초과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탓에 80㎏당 173원(1㏊당 약 1만900원) 깎이기도 했다.

특히 올해도 이 같은 쌀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올 3월과 4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재배 의향 면적을 조사한 결과, 75만6천㏊로 정부 목표치인 74만4천㏊에 비해 1만2천㏊(1.6%)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쌀 공급과잉으로 인해 올해도 쌀값이 하락하게 되고, 정부가 변동직불금을 지출해야 하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해마다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민들은 가을 수확기에 풍년의 기쁨 대신 쌀값 보장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며 "쌀 수요공급을 확인하는 동시에 타작물 전환이나 비료 과다 시비 억제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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