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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양평고등학교
양평고등학교에서 교장공모제를 시행하며 전임 교장이 자신의 연임을 위해 운영위원들에게 청탁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양평고 학교운영위원회 및 학부모 등에 따르면 양평고는 2013년부터 교장공모제를 시행, 지난 4년간 교장으로 재직한 A씨가 올해도 공모제를 통해 임용됐다.

교장공모제는 승진에 따른 임용이 아닌 공개모집을 통한 것으로 교육청이 정한 후보자 순위에 따라 이뤄지지 않아 지원 자격 요건을 완화하고 투명한 공모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교장공모제추진계획에 따르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에 따라 공모 여부를 결정하며, 공정성을 위해 이 과정에서 대상자들은 위원들과 접촉해선 안 된다.

그러나 현재 양평고 교장 A씨는 임기 말인 지난해 12월 전 운영위원장 B씨 등 위원들에게 전화해 공모제 시행 및 자신의 재임용을 부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2013년 첫 교장공모제를 통해 임용된 후 방만한 학교 운영으로 학부모 및 운영위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A씨는 재직 중 교내 학생들의 취업 및 진로 등을 위한 ‘창업체험센터’를 마련해 육성하겠다고 주장했었다.

양평군청은 이 같은 A씨의 제안에 양평시장 내 건물을 빌려주고 상인회 등을 통한 예산도 확보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해 줬지만 학교 측의 소극적인 운영으로 개장 4개월 만인 지난해 8월 문을 닫았다.

이후 군청은 학교 측에 향후 운영계획안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해당 센터를 공실로 남겨 둔 채 8개월여간 시간만 끌다 최근 A씨가 운영 포기 의사를 밝혀 왔다.

사회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시장 속에서 실제 상업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꾸준한 관리가 필요했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없었다는 게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또 A씨는 기숙사를 활성화해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수수방관으로 일관해 높은 경쟁률로 만석(190명)을 차지하던 기숙사가 현재 140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 학부모는 "교장임기제 말고 기존 채용 방식으로 새 교장을 할 수도 있었는데 굳이 재시행하며 A씨를 뽑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창업체험센터 등 자신이 추진했던 일이 제대로 안 되면 학생들 탓으로 돌리는 등 학부모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전 운영위원장 B씨는 "당시 A교장이 교장임기제 시행을 부탁했고, 위원들과 기존 학부모들과의 마찰을 없애고 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전제로 A씨를 밀어줬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A씨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며 "나를 모함하려는 인물들의 허위적인 정보일 것"이라고 부인했다.

양평군 양평읍에 위치한 양평고등학교는 자율형·혁신형 학교로 총 21개 학급에 61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양평=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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