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수인선 복선전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주변 주택의 곳곳에 심각한 균열이 생겨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수인선 복선전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주변 주택의 곳곳에 심각한 균열이 생겨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올해 말 개통 예정인 수원∼인천 복선전철 수원구간 공사를 진행하면서 주변 주택의 곳곳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해 주민들이 각종 불안과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수원시는 이 같은 민원을 접수하고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며 수개월째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면서 땜질식 처방만 반복하고 있다.

23일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수원시에 따르면 철도시설공단은 수도권 서남부권의 교통수요 분담을 위해 2005년 광역전철 수인선 복선전철 사업을 착공, 2012년 6월 1단계 오이도∼송도 구간 13.1㎞를 개통하고 지난해 2월 2단계 송도∼인천 구간 7.3㎞를 개통했다.

3단계 한양대∼수원역 구간 19.9㎞는 올해 말 완공 예정이다.

하지만 3단계 수원구간 공사 현장 일대에 위치해 있는 주택 곳곳에 잇따라 균열이 생기면서 주민들은 건물이 붕괴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실제로 이날 권선구 고색동 일대 수인선 공사 현장과 불과 5m 채 떨어지지 않은 주택들은 시멘트 바닥이 깨져 있거나 벽돌로 만들어진 담장이 갈라져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특히 한 주택은 해당 지하철 공사 시작 이후 담장에 미세한 갈라짐 현상이 발생하고, 최근에는 마당의 바닥 시멘트가 깨지면서 동시에 수도관이 파열되기도 했다.

또 해당 공사 현장과 가까운 주택들의 담장에 성인 남성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큼지막한 균열이 발생하자 집주인들이 담장에 ‘담장이 무너질 수 있다. 주차를 금지한다’는 경고문을 부착해 놓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철도시설공단과 시공사는 땜질식 보수만 진행하고 있다. 일부 담장들은 공사 충격으로 갈라진 틈 사이로 엉성하게 시멘트를 채워 넣거나 페인트를 칠해 놓은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주택 벽면에 설치한 배수관도 떨어져 나가려 하자 임시방편으로 철근으로 고정만 시켜놨다.

수도관 파열의 피해를 입은 양모(59)씨는 "가뜩이나 오래된 집인데 지하철 공사로 인해 무너지는 게 아닌지 조마조마하다"며 "시청이나 구청에 민원을 넣어도 철도시설공단이 책임기관이라는 말만 반복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시 관계자는 "사업시행자가 철도시설공단이기 때문에 시청으로 민원이 접수되면 공단으로 이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도 "내년에 지하철 공사를 마무리하면 집주인, 시공사와 함께 보수 및 보상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현장인력들이 수시로 주택들의 피해 상황을 점검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임성봉 기자 bo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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