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봄.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활짝 펴듯 온갖 생물들이 푸른 잎을 뽐내기도 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우리를 반기기도 한다. 그래서 매년 이맘때 전국 곳곳에서 봄꽃축제가 열린다. 이천에서도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백사면 송말리 일원에서 노란 자태를 뽐내는 산수유축제가 열렸다. 지난해만 해도 행락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이곳저곳에서 나뒹굴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간간히 보일 뿐 눈을 씻고 보려 해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다른 축제장에서는 함부로 버린 쓰레기가 넘쳐나 몸살을 앓았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지난번 칼럼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지금 이천에서는 ‘참시민 이천행복 나눔운동’을 펼치고 있는 그 결과의 산물이 깨끗한 축제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병돈 이천시장이 유네스코 창의도시 시장단 회의가 일본에서 열렸을 때 일본인들의 시민의식을 이천 시민들에게 정착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펼친 운동이다. 요즘 다른 도시에서 열린 봄꽃축제의 문제점들을 보면서 이천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게 여겨진다. 누군가가 시켜서가 아니라 국민 스스로 지켜야 할 도리이지만 버리는 사람과 치우는 사람이 따로 있어야 하는 우리나라 현실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게다가 영국의 한 연구소가 149개국을 대상으로 번영지수를 평가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사회규범이나 시민참여의 척도인 사회적 자본에서 세계 105위라고 한다.

 정말로 창피한 일이다. 그래서 이천에서 펼치고 있는 참시민 운동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퍼져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오르려면 사회규범을 지키고 남을 배려하는 건전한 시민의식이 갖춰져야만 한다. 11년째 국민소득 2만 달러 대에 갇혀 중진국의 덫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천시에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참시민 운동과 같은 도덕의식 되찾기 운동을 각 도시에서 펼쳐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국민 모두가 생활 속 작은 습관부터 고쳐나가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품격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명심, 또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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