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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창명 병무청장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세월이 흐르면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우리의 일상은 속담처럼 참으로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은행을 직접 방문해야 현금을 찾을 수 있고 계좌를 이체할 수 있었다. 연말정산을 하려면 카드사, 병원, 약국을 전전하며 수십 장의 영수증을 제출해야 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IT의 발달로 지금은 은행을 가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으며, 다리품을 팔지 않아도 공인인증서로 인터넷에 접속하면 5분 만에 1년간의 지출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세상이 변했다는 것은 정보통신 기술 분야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가정의 소소한 행사에서도 변화된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헤어짐과 서운함이 뒤섞여 항상 눈물바다였던 졸업식이 최근엔 장기자랑·공연 등으로 어우러져, 진학을 하거나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졸업생을 응원해 주는 축하의 장으로 변했다.

아들을 혹은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내는 훈련소 입소식 날도 이와 비슷하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입영 현장은 부모와 자식 간의 이별의 장소, 눈물과 아쉬움의 상징이었다. 부모는 아들이 멀어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2년간 몸 성히 잘 다녀오라는 기도를 했던 곳…. 아들은 군 복무가 ‘삶의 공백 기간’이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으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던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슬픔과 눈물’의 이별의 공간이 아닌 입영자와 가족이 함께 공감하고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러한 입영문화의 변화는 병무청에서 개최하고 있는 ‘현역병 입영문화제’가 제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병무청에서는 ‘새로운 출발, 그리고 좋은 예감’이라는 슬로건 아래 2011년부터 각 군, 지자체 등과 연계해 ‘현역병 입영문화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이는 국방의 의무를 당당하게 이행하는 젊은이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내고, 군 복무에 대한 막연한 심적 부담을 완화함과 동시에 병역이행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기획됐다. 이 현장에서 입영 장정들은 공연 팀의 춤과 노래, 군악대의 축하 공연을 관람하고, 가족 등 사랑하는 이들과의 추억을 사진으로 담아주는 포토타임, 그동안 키워주신 부모님의 노고에 감사드리는 부모님 업고 걷기(일명 어부바길),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는 사랑의 편지 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작별의 아쉬운 순간을 감동과 추억으로 채워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입영부대의 생활관·식당 관람, 군 보급품·전투장비 전시 등의 행사는 부모님들로 하여금 아들을 안심하고 군에 보낼 수 있겠다는 안도감을 들게 한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입영문화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평가다. 지난 해 입영문화제에 참가한 입영장정과 가족들 중 상당수는 입영문화제가 지속적으로 운영되기를 희망하며, 더 나아가 입영문화제가 ‘입영자의 자긍심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긴장되고 무거운 마음으로 찾아왔다가 행사에 참여하면서 얼굴에 웃음을 띠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는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기도 하다. 명실공히 사업을 시작한 지 7년째를 맞고 있는 입영문화제는 이제 지역문화 축제를 넘어 국민적 문화제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제 더 이상 군 입대를 어렵고 힘들며, 단절의 상징으로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요즘 청년들은 군복무 기간을 자신의 적성을 살리고 경험을 쌓아 자기계발의 시간으로 활용하고 발전할 수 있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있다.

병무청에서는 앞으로도 입영자와 가족들의 마음에 힘찬 격려와 용기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과 다양한 콘텐츠 등을 가미한 새롭고 다채로운 입영문화제를 통해 국민이 공감하는 병역문화 조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 시간에도 새로운 출발을 위해 입영부대로 향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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