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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봄. 여기저기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지만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면 나들이는커녕 건강 염려가 앞섭니다.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공기 중에 흩날리는 꽃가루도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호흡기질환은 물론 심혈관계 질환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미세먼지와 꽃가루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을 알아봅니다.

 # 봄철 불청객, 미세먼지의 습격

 최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 수치가 ‘나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는 다양한 복합 성분을 가진 대기 중 부유물질로, 입장의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이면 PM10, 2.5㎛ 이하이면 PM2.5로 구분합니다. 둘 다 머리카락 굵기의 5분의 1보다 작은 크기입니다.

 미세먼지는 주로 도로변이나 산업단지 등에서 발생합니다. 담배 연기나 연료 연소 시에도 생성되는데, 주로 탄소·유기탄화수소·질산염·황산염·유해금속 성분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최근에는 급속한 산업화로 대량의 유해물질을 양산하고 있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들어와 공기의 질을 급속히 저하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지면 입자가 모공보다 작은 탓에 피부에 깊게 스며들어 노화 촉진의 원인이 됩니다. 안구를 끊임없이 자극해 각종 안구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호흡기 기능에 생각보다 큰 피해를 줍니다. 기관지를 거쳐 몸으로 흡수된 미세먼지는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폐에 들러붙어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입니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을수록 혈관을 통해 몸속으로 쉽게 흡수됩니다. 심하면 후각신경을 타고 뇌에 들어가 세포손상을 일으키기도 하고,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요.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기관인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3년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 한국, 공기 질 나쁜 도시 2위로 꼽혀

 대한민국의 심장 서울은 인도 뉴델리에 이어 세계 주요 대도시 가운데 ‘공기 질이 가장 나쁜 도시 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때문에 봄철 미세먼지는 단순히 공기가 나빠진다는 의미가 아닌, 각종 질환을 야기하는 불청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ug/㎡ 증가할 때마다 심근경색 환자는 2.7배, 당뇨병 환자는 2배의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내 연구에서는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봄철에 심부전 환자의 사망 위험이 평소보다 약 2.5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듯 미세먼지는 기도의 자극으로 인한 기침과 호흡곤란, 천식의 악화와 부정맥, 심장이나 폐질환 등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특히 아이와 노인, 임신부는 미세먼지 노출에 의한 영향이 더욱 커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미세먼지의 노출은 저체중아의 출산과 관련성이 있으며, 어린이의 폐 기능 발달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 꽃가루까지 가세한 봄철 공기, 건강 유의법

 봄철에는 미세먼지와 함께 꽃가루의 등장도 반갑지 않은 손님입니다. 다양한 유해성분으로 구성돼 있는 미세먼지만큼이나 꽃가루 역시 호흡기 건강뿐 아니라 안구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유독 봄철만 되면 알레르기성 결막염 발병률이 20%가량 증가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충혈과 가려움증입니다.

 미세먼지와 꽃가루에 의한 다양한 질병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예방’이 최선입니다. 우선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흡입되는 미세먼지는 활동의 강도와 기간에 비례하기 때문에 특히 호흡기나 심혈관질환자, 아이와 노인, 임신부는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만약 외출이 불가피할 때는 미세먼지용 마스크를 쓰고, 되도록 긴소매 옷을 착용합니다. 외출 후에는 코와 손을 잘 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창문을 열어 두면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하므로 반드시 창문을 닫아야 합니다.

 <도움말=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주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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