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로 출처확인된 불랑기(화포)모포가 강화 건평돈대에서 발견됐다. <사진=인천시립박물관 제공>
▲ 국내 최초로 출처확인된 불랑기(화포)모포가 강화 건평돈대에서 발견됐다. <사진=인천시립박물관 제공>
인천 건평돈대에서 보물급 가치가 있는 조선 시대 화포 ‘불랑기(佛狼機)’가 발견됐다.

인천시와 인천시립박물관은 지난달 21일 건평돈대(강화군 양도면 소재, 인천시기념물 제38호) 발굴조사 현장에서 1680년 제작된 화포인 불랑기 모포(佛狼機 母砲)를 출토했다고 25일 밝혔다.

조우성 인천시립박물관장은 "16세기 유럽에서 중국을 통해 국내로 전해진 서양식 화포의 일종인 불랑기들은 대부분 출토지가 분명치 않다"며 "출토지가 분명한 불랑기 모포는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견된 불랑기는 포신인 모포(母砲)와 포탄을 장전하는 자포(子砲)로 분리돼 있다. 총 12문(모포7·자포5)의 불랑기다. 국내 현존 유물 중 보물 861호(불랑기 자포·1563년)만이 출토지가 분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굴된 불랑기 모포는 길이 1.05m, 구경 4㎝로 확인됐다. 또 포신 하단에 ‘1680년 2월 삼도수군통제사 전동흘 등이 강도돈대에서 사용할 불랑기 115문을 만들어 진상하니 무게는 100근이다’라는 한문 표기와 함께 제작기관, 감독기관 등도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조 관장은 "실전 배치 장소인 군사시설에서 발견된 보기 드문 실물 자료인데다 자세한 내용도 확인할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보물급 유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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