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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수인선 복선전철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주변 주택의 곳곳에 심각한 균열이 생겨 있다. /기호일보 DB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수인선 수원구간 공사로 주택 균열<본보 4월 24일자 19면 보도>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주민들은 피해지역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수원권에 속해 철도시설공단과 수원시가 소극적 대응에 나서는 게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이 지하 굴착으로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는 현상을 주택 균열의 원인으로 지목하자 일부 전문가들은 싱크홀 발생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25일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수원시 고색동 주민들에 따르면 철도시설공단은 2005년부터 광역전철 수인선 복선전철 사업을 착공, 1단계 오이도∼송도 구간과 2단계 송도∼인천 구간은 개통했으며 3단계 한양대∼수원역 구간은 올해 말 완공 예정이다.

3단계 구간 공사가 시작되면서 인근 주택들에서 벽이 갈라지는 등 균열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시공사인 한일건설㈜과 시행사인 철도시설공단이 임시 처방으로 일관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균열 현상이 확인되는 지역은 고색동 13통·14통으로 총 400여 가구가 살고 있으며 권선구 고색동 45번지 신병원부터 고색동 376-5, 고색동 성당 인근 650여m 구간이다.

이곳 주택들은 손바닥이 들어갈 정도로 담벼락에 균열이 발생하거나 마당에 금이 가는 현상이 발견되고 있지만 시공사 측은 눈에 보이는 부분에만 시멘트를 바르는 등 형식적인 보수조치만 취하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은 지하철 공사 과정에서 실시한 지하 굴착으로 인해 지하수 수위가 낮아져 인접한 주택에 균열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반 아래 흐르던 지하수의 수위가 낮아지면 주택 균열뿐만 아니라 땅이 지하로 꺼지는 싱크홀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윤세의 경기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하 굴착 공사가 진행되면 지반 아래 흐르던 지하수의 수위가 급격히 낮아질 수 있다"며 "지하수가 빠져나간 공간이 텅 비게 되면 지반이 약해져 싱크홀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15년째 거주하고 있는 양모(63)씨는 "신도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시공사나 시행사가 이런 식으로 대처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이곳은 원도심인데다 노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 철도시설공단이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대충 넘어가려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주택 균열이 발견되는 곳은 즉각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사고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공사 피해를 정확히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가 모두 마무리된 후 보수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성봉 기자 bo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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