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날을 교차시켜 천, 종이, 가죽, 털 등을 자르는 기구, 부엌에선 칼을 쓰기 어려울 경우에 매우 편리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가위는 양털을 깎는데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기원전 1천 년께 그리스에서 만들어진 철쇠로 만든 가위이다. 한국에서는 경주 분황사석탑에서 발견된 신라시대 가위가 가장 오래된 것이며, 모양이나 쓰임새가 중국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걸로 보아 가위는 중국에서 건너왔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가위에는 자르고 베는 가위, 담벼락에 소변 금지라는 글귀와 함께 그려져 있던 가위표시(X) 말고도 여러 가지 가위가 있다.

 ‘가위 눌린다’고 할 때의 가위는 자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귀신을 뜻하기도 한다.

 또 한가위라는 말에서 보듯이 가위는 추석을 뜻하기도 하며, 북한에서는 책의 표지(表紙)도 가위라고 한다.

 또 어떤 무렵이나 때, 어떤 환경이나 조건을 뜻하는 말로도 쓰이는데 예를 들자면 "하영이는 기분 좋은 가위에 싱글벙글 웃으며 카페로 들어갔다"와 같이 쓸 수 있다. 1990년에 개봉했던 영화 ‘가위 손’ 때문에 가위 손이라는 말을 가위로 된 손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이발사나 미용사를 가위 손이라는 말로 지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위 손은 갈대를 엮어서 만든 삿자리 둘레에 천 같은 것을 빙 돌려 댄 부분, 또는 그릇이나 냄비의 손잡이를 가리키는 낱말이다. 어떤 물체의 가장자리를 이루는 선을 가위 선(線)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가위에 가장자리라는 뜻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가위는 엄지를 앞으로 밀고 나머지 손가락을 손바닥으로 당기는 느낌으로 힘을 주면 날과 날이 밀착하면서 한결 잘 잘리게 된다. 이처럼, 가위의 날이 엇갈려 있는 2개의 다리에 각각 손가락을 끼고 잘 사용하면 편리한 기구이지만 잘못 사용할 경우 가위는 엄연한 흉기로 변해 버린다. 세상을 살면서 어떤 일을 그르치는 것도 일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 때가 많은데 가위처럼 편리한 기구도 잘못 사용하면 흉기로 변하듯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남을 탓하지 말고 자신의 잘못됨이 없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