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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이기무 인천섬유산연구회 회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교사
‘자월도(紫月島)’는 인천시 옹진군 자월면의 중심 섬이다. 바다가 선사하는 종합선물 같은 푸른 바다에 떠 있는 ‘자주달빛 환상의 섬’으로 불린다. 이곳은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35㎞ 해상에 위치하고 있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매일 정기 여객선이 오가고 있다. 약 40~50분 정도 소요된다. 여름이면 섬을 찾는 피서객들로 붐비기 때문에 미리 승선권을 예매해야 한다. 서쪽과 남쪽에는 덕적도, 소이작도, 대이작도, 승봉도 등이 있다.

자월도의 섬 모양은 동서로 길게 뻗은 누에고치와 비슷하다. 국사봉을 중심으로 낮은 구릉성 산지를 이룬다. 북사면은 비교적 급경사지다. 반면 남사면은 완만한 경사를 이뤄 농경지와 마을이 분포한다.

자월도는 유난히 바위와 관련된 지명이 많다. 선착장 이름도 달바위다. 자월도의 북쪽 해안은 암석 해안이 우세해 침식지형이 많고, 상대적으로 남쪽 해안에는 퇴적작용이 활발해 모래사장과 해안사구가 잘 발달해 있다. 자월도의 바다는 우리가 상상했던 서해의 물빛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푸르고 깨끗하다.

자월도에서 꼭 가 볼 만한 곳으로는 장골해수욕장, 큰말해수욕장, 하늬개 해변, 떡바위, 마바위, 먹통도 등대, 국사봉의 자연유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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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골해수욕장
‘장골해수욕장’은 달바위 선착장에서 서쪽 방향으로 걸어서 약 15분 거리에 있다. 야영장·주차장·샤워장·급수대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자월도의 가장 대표적인 휴양지이다.

해변의 길이는 1㎞, 폭 400m로 반달 모양으로 돼 있다. 소나무 숲이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어서 한여름의 뜨거운 햇볕을 가릴 수도 있다. 고운 모래로 이뤄진 해변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커서 썰물 때와 밀물 때에 노출되는 해변의 폭 차이가 100m 이상 생긴다. 해수욕장 앞으로는 얕은 갯벌이 펼쳐져 있고, 썰물로 물이 빠지면 바지락을 캘 수도 있다.

해수욕장 뒤에는 잘 꾸며진 소공원도 있다. 해변 서쪽에는 독바위가 있는데, 썰물 때는 본섬과 육계도로 연결되나 밀물 때는 바닷물이 들어와 연결이 끊어진다. 독바위로 들어갈 때는 물때를 잘 맞춰야만 한다. 독바위에서 남쪽으로 보면 왼쪽부터 승봉도, 대이작도, 소이작도 그리고 덕적도가 수평선에 펼쳐진다.

‘큰말해수욕장’은 자월도에서 장골해수욕장 못지않게 관광객들이 꼽는 인기 만점의 관광 코스이다.

▲ 떡바위 항공사진
잔잔한 파도와 곱고 깨끗한 모래사장은 가족 단위의 피서지로 좋을 뿐 아니라, 썰물 때에는 갯벌이 넓게 펼쳐져서 소라·고둥 등을 주울 수 있다. 모래사장 뒤편에는 통보리사초와 같은 사구식물이 생태학적으로 잘 보존돼 있어 아이들에게는 자연학습장으로도 제격이다.

큰말해수욕장 뒤편의 마을에는 보건소·농협·편의점 등이 있어 해수욕을 즐기면서 각종 편의시설을 해결할 수 있다.

자월도 북동부의 ‘하늬개 해변’은 마을 앞으로 자갈밭과 갯벌이 잘 발달돼 있어 낙지·소라 등 해산물이 풍부하고 낚시터로도 알려져 있다. 해변 동쪽에는 외딴섬인 안목섬이 있는데, 자월도와 구름다리로 연결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섬 북동쪽의 어류꼴 해안에서 바다를 보고 오른쪽으로 약 1.5㎞ 산길을 따라 들어가면 ‘떡바위’가 있다. 옛날에 다리를 만들 때 필요한 넓적한 바위를 여기에서 가져다 사용했다고 한다.

떡바위는 표면이 매우 신선하고 깨끗한 화강암으로 돼 있다. 건축용 등으로 떼어 냈던 것으로 보이며, 채석장의 흔적도 해안가에 남아 있다.

화강암은 수평과 수직 방향의 균열이 규칙적으로 발달해 마치 떡을 쌓아 놓은 형상이어서 이 지역이 ‘떡바위’로 불리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자월도에서 낚시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도 특히 유명하다.

‘마바위’는 자월수양원에서 밑으로 내려와 바다를 보고 오른쪽 해안가로 조금만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마바위는 바닷물이 들어오면 육지와 분리되는 일종의 시스택이다.

마바위 뒤편에 가면 성인 한 명이 간신히 지날 수 있는 정도 크기의 구멍이 난 바위가 있으니 조심해야 하는데, 이 바위는 중앙 아래 부분에 좁은 통로가 있다.

‘먹통도’는 자월도에서 북서쪽에 떨어져 있는 무인도이다. 옛날 목수들이 먹줄을 치는 먹통 같은 형이라 해 이름 지어진 섬으로 갈매기의 집단 서식지이기도 하다.

먹통도에는 등대가 있어 이곳을 오가는 배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먹통도와 자월도 사이에는 물살이 제법 있고 어종이 다양해 낚시꾼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곳이다.

▲ 열녀상
‘국사봉(國思峰, 166m)’은 자월도의 최고봉으로 정상에서 보면 동쪽으로는 인천항과 대부도가, 남서쪽으로는 덕적도·대이작도·승봉도가 보인다.

예로부터 이곳에 귀양을 오는 사람들이 이 산 위에 올라가 멀리 임금님이 계신 곳을 바라보며 나라를 생각하고 자신의 억울함이 하루빨리 밝혀지기를 바라던 곳으로 국가의 은혜를 생각하게 하는 산이라 해 ‘국사봉’이라 했다고 전해진다. 국사봉 주위로는 임도가 있어 섬을 찾는 등산객들에게는 꼭 들러야만 하는 필수 산책 코스이기도 하다.

지질학을 오랫동안 공부한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자월도는 천혜의 암석 전박물관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섬이다. 앞에서 소개한 떡바위의 화강암 외에도 어류꼴의 안목섬, 국사봉 봉수대 부근에는 ‘섬장암’이라는 암석이 있다. 덕적군도의 넓은 지역에 섬장암이 발견되는 것은 자월도가 유일하다. 섬장암은 지구상에 마그마가 굳어서 생긴 암석 중 5%밖에 존재하지 않는 매우 희귀한 암석이다. 변난금 해변가 민가의 마당에는 섬장암 등의 각종 암석으로 이뤄진 조경석이 잘 꾸며져 있어 한 번 들러볼 만하다.

자월도는 장골과 큰말해수욕장 주변에 원룸형 민박이 여러 개 있고, 섬 내에 펜션도 상당히 많다. 섬의 남쪽 해안에는 구비를 돌면 나타나는 10여 개의 크고 작은 해변이 줄지어 있다. 섬 안쪽에는 국사봉 순환임도가 있어 숲과 해변을 동시에 조망할 수도 있다.

자월도는 서해 덕적군도의 여러 섬 중에서 신비·여유·낭만이 있는 매력적인 섬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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