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식목일을 전후 대대적인 나무심기 행사를 갖고 산림녹화에 온 정성을 기울였다. 우리나라는 벌거숭이 산을 푸르게 만들어 국토를 녹화시키는데 성공한 나라 중의 하나다. 국토의 60% 상당이 산이다. 하지만 나무가 있어야 산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문화재의 상당수가 산속에 있다. 특히 전통 사찰들은 대다수가 산중에 위치해 있다. 고찰일수록 목조건조물이다. 때문에 화재에 취약하다. 화재가 발생하면 초기 진화에 필요한 소방시설 부족으로 전소라는 막대한 피해를 입곤 한다. 무엇보다 산중에 입지한 관계로 소방력의 출동이 더딜 수밖에 없다. 순간의 방심으로 천년 고찰의 역사가 한순간에 사라지게 된다.

때마침 경기도 북부소방재난본부가 석가탄신일을 맞아 전통사찰 화재 예방에 대한 철저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는 소식이다. 석탄일은 각 사찰에서 봉축행사를 위한 연등 설치와 촛불이나 전기, 가스 등 화기 사용이 증가해 대부분 오래된 목조로 이뤄진 전통 사찰들이 화재에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어 어느 건조물보다 화재의 위험이 높다.

시의적절한 사찰에 대한 화재 예방령이다. 보도에 따르면 2012∼2016년 5년간 사찰 등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총 265건으로 사망 2명, 부상 1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문제는 아무리 나무를 심고 가꾸어도 산불이 발생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통계에 따르면 봄철 산불이 연중 전체 산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산불은 한번 발생하면 상기와 같이 귀중한 생명과 소중한 문화재, 산림자원을 소실하게 된다. 장구한 세월과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산불은 그 원인을 분석해보면 대다수가 부주의에 기인한 실화다. 그토록 산불을 조심하라고 경고를 해도 아랑곳하지 않는 일부 지각없는 시민들이다. 등산객들에 의한 실화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게다가 병충해를 박멸한다며 행하는 논밭두렁 태우기, 담뱃불 실화, 쓰레기 소각, 성묘객들에 의한 실화 등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화재 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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