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시청 진입로 부근 표지석으로 설치될 예정인 자연석.
▲ 용인시청 진입로 부근 표지석으로 설치될 예정인 자연석.
용인시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측에서 기부한 자연석으로 시청사 진입로에 표지석을 설치키로 하자 관련 전문가들이 청사 건물과의 부조화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외대 측이 기부한 자연석은 충주댐 공사 당시 수몰 지역에 있던 것을 구입해 옮겨온 것으로 알려져 ‘관공서의 상징성 제고’라는 콘셉트와도 동떨어진다는 지적이다.

27일 시에 따르면 한국외대 측은 지난달 23일 추정가액 150만 원 상당의 자연석 1점을 표지석으로 사용해 달라며 기탁서를 제출했다. 기부심사위원회는 지난 6일 회의를 열어 해당 자연석을 접수하기로 결정했다.

자연석은 길이 3.6m, 높이 3.5m, 폭 1.2m, 무게 35t의 화강암 재질로, 한국외대 창립자가 1983년 충주댐 공사 당시 제천시 청풍면 일대에서 구입해 옮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는 관공서의 상징성을 제고하고 방문객의 편의를 도모한다며 해당 자연석을 시청사 진입로 중앙분리대 화단에 표지석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시는 이달 말 자연석을 이전·설치한 뒤 5월 중 공모 과정을 거쳐 디자인 및 글자를 새긴다는 계획이다. 소요예산은 이전 및 운반 200만 원, 하차 및 설치 500만 원, 글씨 새김 150만 원, 수목 이전 및 잔디 식재 150만 원 등 모두 1천만 원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냉소적인 입장이다.

A대학 한 교수는 "자연석을 받치게 될 인공적 요소인 폭 4m의 중앙분리대만으로는 안정적인 비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고, B업체 대표도 "잘 보이는 것이 주목적이라면 그곳이 적절하겠지만 시청사 건물과 조화를 이루지 않아 권장하고 싶지 않다"고 지적했다.

C대학 교수는 "설치 예정 장소에 비해 돌 규모가 지나치게 큰 게 문제"라며 "돌 하부에 기초지지대를 설치하고 사방면에 관목, 철쭉 등을 식재하면 부담스러운 돌의 크기를 약간은 완화할 수 있겠지만 중앙분리대 폭을 감안할 때 무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시의회 한 의원은 "백번 양보해 표지석 설치를 강행하더라도 일회성 시정구호 등을 새기는 일은 없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사람마다 시각차는 있을 수 있지 않느냐"며 추진 의사를 밝혔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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