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사진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왔죠. 디지털카메라 등의 대중화로 인해 사진에 관심을 갖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현상이 이를 말하죠. 하지만 만들어진 수많은 사진들이 곧 파일 속에 파묻히는데 얼마의 가치를 가지고 있을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누구나 작가로서 사진을 팔 수 있다’는 사업 목표를 제시하며 국내 스톡 사진계에 도전장을 내민 크라우드픽(CrowdPic) 심상우(33)대표의 말이다.

"전문 사진가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사진작가, 일반인들이 자신들의 사진을 팔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지난해 12월 인하대 인근에 조그만 사무실을 차리고 사업을 시작했으니 지금은 걸음마 단계에요."

이미 국내에서 수억 장의 스톡 사진(Stock photo·대중적인 사진)을 제공하고 있는 해외 기반 서비스업체에 비하면 아직은 보잘것없는 성적이지만, 성장 속도가 예상 외로 빠른 편이다.

"딱 4개월 만에 전국 총 518명의 사진가가 7천500여 장의 사진을 올려 주셨어요. 이대로 몇 년 더 가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라는 조심스러운 심 대표의 입장과는 달리 기업이 커 나갈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가 보였다.

"사진 한 장 다운로드받는 가격이 단돈 500원부터 시작하는 스톡 사진 서비스업체는 아마 국내에 없을 걸요. 컴퓨터 속에 방치되고 있는 일반인들의 사진 한 장도 수백만 원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누구나 작가로서 사진을 팔 수 있다’는 모토는 결국 사진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일반 시민들의 꿈을 돕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그가 눈여겨본 점은 하나 더 있다.

"기존 업체가 제공하는 스톡 사진은 이용하기에 너무 비싼 편이에요. 한 장에 몇 만 원하는 사진을 쓸 수 있는 기업과 단체가 얼마나 될까요?"

사실 스타트업(Start-up) 단계인 크라우드픽이 갈 길은 아직은 멀다.

인천 선인고와 인하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시작한 두 번의 사업에서 고난을 겪은 심 대표의 말과 표정에서는 오히려 고민 대신 여유가 묻어났다.

"이용자 수가 늘고 앞으로 국내에서 저작권이 강화하면 스톡 사진 시장은 클 수밖에 없어요. 농담 삼아 이런 말을 하곤 해요. 5년 라면 끓여 먹을 각오로 버티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믿어요. 또 전공과 다른 여러 사업을 해 보며 실패를 겪었지만 남의 일 아닌 나의 일을 하는 지금의 삶에 만족, 또 만족하는 편이에요."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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