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봉도는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39.8㎞ 지점에 있는 섬이다. 북쪽으로는 자월도, 서쪽으로는 대이작도와 마주한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섬 전체가 ‘봉황이 나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승봉도(昇鳳島)’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마을에서 북쪽으로 이동해 해안가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 보면 부채바위, 남대문바위, 촛대바위, 목섬 등 해식지형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부채바위’는 그 생김새가 부채와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바위에는 유배생활의 지겨움을 달래기 위해 이곳에서 시를 쓰던 선조들이 유배가 풀린 후 시험장에서 그 글을 쓰니 장원이 됐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부채바위 해변에서 물 빠진 바닷가를 따라 조금만 가면 승봉도 제일의 절경으로 꼽히는 ‘남대문바위’가 보인다. 바위 모양이 남대문 같다 해서 부르게 됐다. 남대문바위는 긴 세월 동안 파도에 깎이고 비바람에 씻긴 끝에 만들어진 시아치이다. 이 바위가 유명한 이유는 썰물 때만 그 모습을 나타내고 각도에 따라 문(門)의 형상이나 코끼리의 형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파래는 아작아작 씹히는 맛이 좋고 식물성 섬유질이 풍부해 국, 무침, 전 등 조리에 다양하게 사용된다. 대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배변을 원활하게 하는 효과도 가졌다. 메틸메치오닌, 비타민A 등이 함유돼 담배의 니코틴을 해독시켜 주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주며 혈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돼 바다의 약초로도 불린다.
승봉도 삼림욕장에서 목섬 방면으로 내려온 이후 승봉도 해안 산책로라고 돼 있는 데크길을 따라 약 15분간 거닐면 ‘모세의 기적’으로 바닷길이 열리는 작은 섬인 목섬에 다다를 수 있다. 산책로의 길이는 약 1.2㎞인데, 울창한 해송이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한여름에도 시원하다.
바다를 바라보며 20~30분쯤 걷다 보면 산책로가 끝나는 곳에서 승봉도의 남동쪽 해안 ‘부두치’에 닿는다. 파도가 많이 부딪친다 해서 ‘부디치’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모래와 자갈, 조개껍데기가 어우러져 형성된 아름다운 해변이다.
간조 때 승봉도 북동부 해안에서 남동 해안으로 걷다 보면 해식절벽, 해식대지는 물론이고 해식동굴에서 시아치로, 시아치에서 시스텍으로 변해 가는 해식의 지형 변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훌륭한 체험학습장이 펼쳐지고 있다.
요즘은 승봉선착장에서 무인도 사승봉도로 가는 유람선편이 마련돼 있어 사승봉도에 갈 수 있다. 사승봉도는 주변에 펼쳐진 광활한 모래사장, 모래갯벌과 풀등은 물론 서해 바다로 지는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섬의 중앙에 울창한 숲의 힐링과 눈이 즐거운 북쪽 해안의 진귀한 암석 풍경들, 남쪽 해안의 평화로운 산책길을 걸어 본 사람이라면 심신이 치유를 받게 되는 느낌 때문에 꼭 다시 승봉도를 찾게 될 것이다.
정리=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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