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여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프랑스로 넘어가 민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2009년 귀국, 궁중화를 배웠기 때문이죠. 조선시대 전통 민화에 현대 조형미를 가미한 독특한 화풍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긴 해요."
강 작가는 이번 전시에 내놓은 20여 점의 작품을 통해 누구보다 봉황을 잘 그린다고 해 붙여진 ‘봉황 작가’로서가 아닌 ‘꽃 작가’로서의 새로운 출발도 알렸다. 그의 그림을 둘러보면 품격 있는 분위기는 여전하다는 평이다.
"미술을 배운 전문 예술인이기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모란도·연화도 등 다양한 꽃 그림과 함께 시대적 상황을 담은 그림도 몇 점 있답니다."
박문여고를 졸업한 그는 인천에서 민화연구소를 운영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옛 도제식 수업에서 벗어나 시스템이 갖춰진 전문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게 지론이에요. 민화를 취미로 배우는 게 아니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젊은 작가를 키워 보는 것이 제 꿈이고, 지금 하고 있는 역할이기도 해요."
배우 송윤아가 주인공(전통 민화 작가)을 맡아 2014년 방송된 주말드라마 ‘마마’의 흥행 성공과 민화의 아름다움이 알려지며 전국적으로 민화 열풍이 불고 있지만 그럴수록 전문 작가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월간미술세계 아카데미 지도교수 등 다양한 곳에서 전문 강사를 맡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민화아카데미를 꼭 설립해 전문성을 가진 작가들을 키워 내고, 또 민화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설 계획이에요."
전국 민화 공모전에서 심사위원으로도 활약 중이지만 강효진 작가가 얼마나 강단 있는 심사로 유명한지는 사실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런 얘기 꼭 해야 하나요?"라고 물으면서도 "얼마든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닌 건 아니다’라고 누누이 말할 정도로 맺고 끊음이 분명한 성격이거든요. 한 지역의 공모전 때 벌어진 일을 말씀드려 볼게요. 심사하지도 않은 작품이 상을 받은 것을 뒤늦게 알고 한 달 동안 지적하고 문제 삼아 결국 바로잡았지요. 심사 공정성은 똑 부러진다는 그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더 많은 곳에서 심사위원으로 불러주셔서 감사할 때가 많아요."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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