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동구 송림동 160번지 일대(송림1·2동 구역)는 ‘달동네’로 불린다. 지금도 굵은 빗줄기라도 내리면 금방 구멍 날 듯한 낡은 지붕을 그대로 두고 사는 집들이 많다. 가파른 경사 위 성인 남성 한 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골목길에도 다닥다닥 집들이 붙어 있다. 낙후된 이곳에 재개발 사업은 절실했다. <관련 기사 3면>

뜻을 모은 주민들은 2006년 9월부터 송림1·2동 구역에 대한 재개발 정비사업을 추진한다. 이듬해 이곳은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2010년 7월 송림1·2동 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설립인가도 받았다. 같은 해 10월 풍림산업㈜, 진흥기업㈜ 공동사업단이 시공사로 참여하면서 재개발 사업은 순항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이곳 재개발 사업도 삐걱거렸다. 2011년 5월 시공사 한 곳이 법정관리에 들어가 사업 전체가 중단됐다. 재개발조합 사무실까지 운영을 중단해야 했다. 재개발에 일말의 희망을 걸었던 주민들의 실망감은 컸다. 조합 측도 운영비 없이 상황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희망이 찾아왔다. 2016년 2월 17일 송림1·2동 구역이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구역으로 선정됐다. 송림동 160번지 일원 15만2천856㎡의 터에 2천351가구로 사업이 계획됐다. 지난해 10월 임대사업자로 ㈜마이마알이가 선정됐다. 3번의 유찰 과정을 거친 시공사 선정 문제도 해결됐다. 지난달 30일 효성·진흥 공동사업단이 우여곡절 끝에 선정됐다. 시공사 측은 총 3천576가구(임대 247가구)에 용적률 283%(지하 2층·지상 45층)의 대단지를 건설하겠다는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조합 측은 올해 7∼8월께 사업시행인가 등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뉴스테이 사업이 ‘원주민들을 강탈해 내쫓는다’는 주장을 하며 이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경제력이 없는 노인들, 소년소녀가정, 장애인, 국공유지 주민 등이 새로 건립될 아파트에 들어가 살지 못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비상대책위원회 등은 도시재생사업과 입주 능력이 없는 주민들에 대한 대책 마련,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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