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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구 검단탑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몇 년 전 당뇨병 진단을 받은 A씨는 지인들과 함께 찾은 계곡에서 놀다 발가락에 작은 상처가 생겼다. 상처가 심하지 않고 통증이 없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지냈는데, 얼마 후 상처에서 고름이 나오고 심하게 부어올라 병원을 찾았다가 다리를 잘라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A씨의 병명은 당뇨환자들이 경험하게 되는 대표적인 당뇨합병증인 당뇨병성 족부궤양, 당뇨발이다.

 2016년 발표에 따르면 국내 30대 이상 성인의 약 13%인 470만 명이 당뇨병으로 진단받았다. 그리고 당뇨환자 4명 중 1명은 합병증인 당뇨발로 진행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그 중 20% 정도가 실제로 다리 일부를 절단해야 하는 심각한 장애가 생겼다.

 당뇨발은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인해 생기며 발가락, 발바닥, 뒤꿈치 등에 궤양이 발생하거나 발의 일부가 괴사되고, 발 모양의 변형이 생기는 질환이다. 신경합병증으로 인해 감각이 둔해져 통증으로는 잘 인지하지 못하니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 찾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당뇨병 환자는 발에 아무리 작은 물집이나 상처가 생겼더라도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혈액순환이 좋지 않고 재생능력도 떨어져 쉽게 치료가 되지 않고, 심하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 때문이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을 매일 깨끗하게 씻고 잘 말려야 한다. 외출 시에는 맨발로 다니면 발에 상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피서지나 휴양지에서는 슬리퍼보다는 발에 잘 맞는 편안한 신발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집으로 돌아오면 상처, 굳은 살, 티눈, 갈라짐, 물집, 무좀 등이 생기지 않았는지 꼭 살펴야 한다.

 당뇨병학회는 당뇨환자들에게 혈당관리뿐만 아니라 매일 1회 이상씩 자신의 발을 관찰하고 외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만큼 발을 자주 씻고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도움말=검단탑병원 내분비내과 이진구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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