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0일 오전 8시께 19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의결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5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았다. ‘준비된 대통령’임을 자임해온 문 대통령에게 거는 국민의 기대가 그만큼 컸기 때문일 것이다.

 당장 임기가 시작된 만큼 성원해 준 국민에 대한 보답에 나서야 하나 문 대통령 앞에는 난제가 산적해 있다. 정치·경제·외교·안보 할 것 없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북한의 잇단 도발과 주변 강국을 상대로 평화 정착의 해법을 찾고, 선거 과정에서 분열된 민심을 하나로 묶어야 하는 상황이다. 경제도 저성장과 최악의 청년실업으로 몸살을 앓는 중이다. 인구절벽, 사교육, 노인문제를 비롯해 복지비용 등 각종 사회문제도 쌓여 있다. 이처럼 위기에 놓인 안보와 외교, 사회·경제 문제를 극복하는 동시에 적폐를 청산하고 개혁을 이루려면 국민의 통합된 힘을 이끌어 내야 한다.

 아쉽게도 이번 대선과정에서도 우리 사회는 진보와 보수의 해묵은 이념 대결, 세대 간 갈등으로 또다시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문 대통령의 득표율은 41%로 절반을 넘지 못했다. 다른 후보를 선택한 국민이 더 많다는 얘기다. 선거 과정에서 지지하지 않고 반대편에 섰던 국민들을 포용하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 새 정부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믿음과 지지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정책공약이 모두 실현되기도 어렵지만, 100% 실현된다고 믿는 사람도 없다. 공약이행에는 우선순위가 있는 법이다. 하지만 국가안보 위기와 경제위기 탈피는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런 국가적 난제는 대통령 혼자 힘으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여야를 떠나 초당적 협력이 전제돼야만 가능하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 120석으로 원내 제1당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나, 전체 의석의 과반수를 야당이 차지하고 있는 여소야대의 의회 환경에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도모하려면 다른 정당들과의 협력관계 구축은 필수적이다. 정파와 이해관계를 떠나 협치(協治)와 사회 통합을 이루는 일이야말로 문 대통령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지름길이다. 화합과 포용의 리더십으로 원만한 국정 운영에 나서 주길 기대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