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細君(세군)>/ 細 가늘 세/君 임금 군

한문으로 쓰여진 편지 따위에서, 자기의 아내를 상대하여 칭하던 말이다. 처음에는 제후의 부인에 대한 존칭이었으나 차츰 자신의 아내나 남의 부인에 대한 존칭으로 사용되게 되었다. 한(漢)나라 무제(武帝)때 삼천갑자 동방삭(三千甲子 東方朔)이 그의 아내를 농담 삼아 부른 고사에서 유래됐다. 무제가 어느 여름 복날 시종관들에게 고기를 하사했다. 하지만 고기를 분배할 관리가 나타나지 않자 동방삭이 스스로 칼을 뽑아 고기를 잘라 자기 몫을 가져 갔다. 분배를 담당했던 관리가 무제에게 일러 바쳤다. 무제가 질책하자 동방삭은 두 번 절하고 ‘삭이여, 삭이여, 하사품을 받아 가는데 어명을 기다리지 않았으니 얼마나 무례한 일인가’라고 말을 했다. 이어 말하길 "칼을 빼어 들어 고기를 자르다니 이 얼마나 용감한 일인가. 고기를 자르되 많이 갖지 않았으니 얼마나 깨끗한 일인가. 집에 가지고 가서 세군(細君)에게 주다니 얼마나 인정이 넘친 일인가." 무제는 그의 배짱과 기지에 탄복했다. "자신을 질책하라고 했더니 오히려 자신을 칭찬하는구려." <鶴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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