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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김기룡 인천섬유산연구회 회장, 삼산고등학교 교장
장봉도는 영종·용유도 북쪽 해안에 있는 삼목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을 타고 40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정도로 가까운 섬이다.

 ‘장봉(長峰)’이란 이름은 섬의 모양이 남북 방향의 폭은 좁고, 동서 방향으로 높고 낮은 산봉우리들이 줄지어 있는 긴 형태를 이루고 있어, 길다는 ‘장(長)’자와 봉우리 ‘봉(峰)’자를 쓴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장봉도 옹암 선착장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장봉로를 따라 장봉 4리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남쪽서 해안가로 가는 길을 따라 25여 분 걸으면 ‘윤옥골 해안가’에 도착한다.

 윤옥골에서 장봉도 서쪽 끝에 있는 거막머리까지 해안가를 따라 가다 보면 아름다운 수석들을 모아 전시한 것처럼 보이는 ‘자연의 수석공원’이 1㎞ 정도 펼쳐진 해안을 접하게 된다.

 이 해안은 장봉도를 대표할 만한 비경으로, 이곳을 본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에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윤옥골 해안가에 노출된 암석은 인간이 태어 나기 훨씬 전인 지금으로부터 약 20억 년에서 12억 년 전에 형성된 암석으로 석회 성분을 많이 포함한 흑색의 이암과 석영(유리) 성분이 많은 백색의 사암이 반복적으로 쌓여서 만들어진 퇴적암이다.

▲ 윤옥골 암석과 동만·서만도 원경.
그러나 이 암석들이 형성된 이후에 일어난 지각변동을 받아 점판암과 규암으로 변화되면서 휘어지고 끊어지게 되고 해안가에 노출돼 있는 세월 동안 눈·비·파도에 의해 풍화·침식을 받게 된다.

이때 풍화 침식에 약한 석회질 흑색 이암 부분은 많이 깎이고, 풍화 침식에 강한 백색의 규암 부분은 덜 깎인 차별 침식으로 특이하고 아름다운 형상을 보인다.

대체로 검은 색의 줄무늬모양을 보이며 울퉁불퉁한 형태의 암석이 장봉편암이고, 붉은 색을 띠며 밋밋한 형태를 보이는 암석이 약 1억5천 년 전에 장봉편암을 관입한 화강암이다.

▲ 장봉도 동만·서만도 앞 풀등.
이 화강암에는 지각변동에 의한 힘을 받아 깨어진 틈인 절리를 많이 간직하고 있다. 가막머리 전망대 근처에는 화강암에 생긴 절리 부분이 바닷물의 파도를 받아 깎여져서 만들어진 해식동굴이 있다. 이 동굴 안에서 동굴의 가장자리가 나오게 서만도·동만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아름다운 작품 사진이 될 것이다.

여러 지역을 조사한 경험이 있는 필자는 윤옥골 해안가의 암석들이 보여 주는 비경과 지질학적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돼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윤옥골 해안 산책로 전망대에서 남서쪽 바다를 바라보면 형제처럼 사이 좋게 가까이 있는 ‘동만도와 서만도’가 보인다.

▲ 거막머리 해식동굴.
동만도와 서만도는 천연기념물 제360호로 지정된 노랑부리 백로와 천연기념물 361호로 지정된 괭이갈매기 번식지가 있고, 만조 때 덮이고 간조 때만 노출되는 커다란 모래 갯벌인 풀등이 있다.

 특히 장봉도 지역에 존재하는 풀등은 지질·지형적인 가치가 커서 장봉도 주변 68.4㎢에 달하는 면적의 습지를 습지보호 제5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장봉도의 모래와 갯벌이 공존하는 해수욕장은 매우 잘 돼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은 남쪽 해안의 ‘옹진해수욕장’과 ‘한들해수욕장’, 북쪽 해안의 ‘진촌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소나무 군락지가 있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주는 등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해수욕장 주변에 노출된 암석들도 윤옥골에서 살펴본 암석들과 거의 동일한 암석으로 구성돼 있다. 한들해수욕장 동쪽 해안가에는 노출된 대리암에는 시 아치가 발달돼 있어 아름다움을 더해 주고 있다. 한들해수욕장 입구의 도로변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사나무 두 그루와 재단으로 사용한 탁자 모양의 바위가 놓여 있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장봉도 주민들과 안녕과 복을 기원하는 재를 지냈던 당산나무로 알려져 있다.

▲ 윤옥골 등산로의 차별침식과 습곡.

장봉도의 대표적인 특산물로 김을 추천한다. 장봉도는 조석간만의 차가 커서 김을 재배하는 김발이 바다에 노출돼 햇빛을 받는 시간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바다에 영양염류가 풍부해 다른 지역에서 재배되는 김보다 식감이 좋고 영양분이 풍부하다고 한다. 장봉도는 인천과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아 하루 코스로 해안가 트레킹과 등산을 적절히 조합해 여행하면 최고의 힐링의 시간이 될 것이다.

정리=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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