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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문예대전 입상 정승례·장광현

동화·일상의 담백함 담아 공무원 둘 문단에 오르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2017년 05월 15일 월요일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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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회 공무원문예대전에서 수상한 정승례(오른쪽) 보건교사와 장광현 사무관.
늦은 출발이더라도 자신의 꿈을 향해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가는 모습은 언제나 보기 좋다. 최근 발표된 ‘제20회 공무원문예대전’ 입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두 명의 주인공은 작가의 꿈을 놓지 않은 현직 공무원들이다.

총 2천968편의 응모작 중 은상에 당선된 인천 신대초등학교 정승례(43)보건교사에게 수상 소감을 묻자 마치 세상을 다 얻은 표정으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간호사로 일하다 3번 만에 임용고시에 합격됐는데 문단 입상이 이렇게 어려운 줄은 미처 몰랐네요. 수십 번의 도전 끝에 이뤄낸 결과거든요. 아마 이번에도 안 됐으면 작가라는 꿈을 포기할 뻔했을지도 몰라요."

정 교사는 당선 소식을 듣자마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며 글에 얽힌 사연도 공개했다.

"지난해 셋째 아이를 임신하고 고위험임신부로 대학병원에 3개월 입원하며 마음 졸이던 때를 떠올리면서 쓴 글이거든요. 하지만 슬픈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동화작가가 되고 싶어 해피엔딩으로 끝난답니다."

동화 ‘눈물 금지령’은 제목처럼 풍부한 상상력에다 교사로서의 경험이 결합된 글이다.

"슬퍼서 죽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슬픔의 증상인 눈물이 금지된 미래 시대에서 엄마를 잃은 한 아이가 몰래 울자 생기는 일들을 담았어요. 슬픔을 극복하자 사랑이 보인다는 교훈을 담고 있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인데다 글이 길지 않고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분명한 점이 은상 수상으로 이어졌을 거라는 게 주위의 판단이다.

"글이 완성되면 세 아이들에게 먼저 보여 주는데, 늘 있는 혹평 대신 처음으로 재미있다는 호평을 내놔 내심 기대를 걸긴 했죠. 하지만 이번 수상을 계기로 글쓰기를 처음부터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어깨를 짓누르네요."

같은 날 수필 ‘관거험로’로 동상을 수상한 인천본부세관 장광현(52)사무관도 주위의 박수를 많이 받았다. 늦깎이 작가로서의 새로운 도전이 응원과 부러움의 대상이 된 것이다.

"지난해 이곳에 부임해 세관과 마약·테러·밀수 등 각종 일로 바쁜 인천본부세관 동료들을 생각해 보고, 또 우리나라 제1의 관문인 인천의 여러 곳을 둘러보고 받은 감흥들을 수필로 적어 본 작품이에요. 본관 액자 속의 한 글귀인 ‘관문은 반드시 험한 골목에 근거하고 시장은 필히 요긴한 나루터에 의지해 들어선다’는 중국 구당서의 한 구절인 관거험로(關據險路)을 수필 제목으로 붙였지요."

하지만 부제 ‘봄날 밤 인천 속으로’가 말하듯 1883년에 개항한 인천 본연의 모습과 의미를 간직한 특별한 곳이 어디일까라는 물음으로 발품을 팔아 둘러본 지역 명소들에 대한 소개들이 가득하다.

"일과 후 옛 인천의 흔적들을 더듬으며 골목골목을 누비는 여정은 연어가 희미한 옛 강물의 내음을 쫓아 고향으로 회귀한 것처럼 마음 설레는 경험이었지요. 졸작을 뽑아 주셔서 감사드릴 뿐이에요. 현직에 있을 때는 어렵겠지만 퇴직 후 나만의 책 한 권을 내겠다는 각오로 틈틈이 글을 써 보렵니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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