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2월 지역 대학을 졸업한 인천 토박이 A(27)씨는 반년째 구직활동 중이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졸업 전에는 대학 일자리센터에서 몇 차례 상담을 받았지만 지역 내에서는 원하는 직장을 찾지 못했다. 요즘은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경기도 업체까지 원서를 넣고 있다.

# 남동구에 위치한 B업체는 매달 워크넷 등 구인사이트에 채용공고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생산관리직 신입 직원을 상시 모집하고 있지만 면접 지원자는 손에 꼽을 정도다. 매출이 탄탄해 정부가 강소기업으로 지정했지만 지원자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근로조건도 상향했으나 속수무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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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 지역 청년취업의 미스매치 현상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미래 성장 동력인 지역 청년들은 구직난에 시달려 역량 발휘는 꿈도 못 꾼다. 반면 지역경제의 뿌리인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늘 허덕인다.

16일 인천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구직자와 구인업체 간 일자리 수요 차이가 극명하다. 지역 중소기업의 상반기 예상 채용인원은 7천195명으로 음식서비스(1천85명), 보건의료(1천46명), 운전 및 운송, 기계, 생산단순직 등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종이 20∼30대 구직자들의 희망과 거리가 멀어 지역 청년실업률은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2015년 청년 선호 직장을 조사한 결과, 인천 청년들은 국가기관과 공기업, 대기업 순으로 희망했다. 이처럼 희망 업종부터 인식 차이가 크다.

그러다 보니 일반 중소기업은 물론 비교적 처우가 좋은 강소기업들까지 미스매치가 늘 생긴다. 고용노동부가 지역 기업 중 상대적으로 처우가 좋은 곳으로 지정한 ‘청년친화강소기업’의 70% 이상도 구인난을 겪고 있다. 지속적인 구인·구직 간 미스매치가 지역 인재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다. 인천의 미래 성장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인재 확보 역량의 지역 분포와 정책적 시사점’을 보면 인천의 인재양성지수는 울산·광주와 같은 0.047로, 서울(0.075)과 대전(0.072), 경기(0.065) 다음으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이는 인천이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이나 교육훈련 인프라 등을 잘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들 대졸자 중 61.8%가 서울과 경기도로 빠져나갔다.

미스매치 해결을 위해 시가 추진 중인 정책들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기업과 청년들은 속만 태운다.

김민경 인천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책임연구원은 "인천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업 분야가 제조업 기반의 인천 산업과는 차이를 보여 미스매치가 일어나고 있다"며 "결국 지역 인재들의 서울이나 경기도로의 유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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